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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고, "명문대 진학만 노린다면 거절"
설경.
2008. 3. 9. 16:49
◆올해 첫 신입생 받은 서울국제고◆
올해 3월 서울과 인천에 국제고가 문을 열었다. 부산국제고(1998년)에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공립 국제고가 개교한 것이다.
2006년 문을 연 청심국제고(사립)까지 합하면 4개 국제고가 경쟁을 하게 됐다. 새로 문을 연 서울ㆍ인천국제고는 학비와 운영비가 일반 공립학교와 비슷하지만 최상의 교육시설과 교사진을 갖췄다. 소수정예 엘리트 공교육 모델로 주목받는 학교 교장을 만났다.
"대학 입시가 아닌 국제 무대에서 뛸 리더 양성에 초점을 두겠다."
지난 3일 문을 연 서울국제고 이병호 교장(56)의 첫 포부다. 공교육은 수월성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겠다는 것이다.
이 교장은 "평등주의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제는 공교육에서도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수월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의 혁신 바람이 각 시도에서 확산되면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제고는 어떤 인재를 키우려는 것일까.
이 교장은 명문대 진학만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다른 길을 가라고 단언했다.
이 교장은 "우리 신입생들에게 '넌 왜 국제고에 왔니?'라고 물으면, '좋은 대학 가고 싶어서요'라는 답이 아니라 '국제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요'라고 답한다"며 "학생들은 국제법 변호사, 국제 환경 전문가, 국제 언론인 등 세계를 무대로 구체적인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대학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국제 전문가가 되겠다는 큰 포부로 생활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국제화는 교육과정에서 시작된다.
이 교장은 "국어 국사 제2외국어만 제외하면 전 과목이 영어로 진행된다. 말 그대로 영어 몰입식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교과목도 일반고에서 대입을 목표로 배우는 보통 교과(20과목 102단위)와 이 학교만의 전문 교과(23과목 100단위)가 동일한 비율로 짜여 있다. 전문 교과는 작문 청해 강독 등 영어 수업 비율이 가장 높다.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문제 인류학 비교문화 등 국제사회를 다루는 과목도 많이 개설돼 있다.
이 교장은 국제고의 최대 강점으로 우수한 교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공모로 선발한 22명의 교사진은 모두 영어로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이 교장 자신도 16개 시도 교육청의 영어교사 모임인 한국중등 영어교육연구회 회장이다.
교사들은 공개 모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2명의 영어교사를 추가로 선발하는 데 25명이 몰려 12.5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두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고 박사 학위자(수료자 포함)도 6명에 이른다. 원어민 교사는 영어 담당 3명, 중국어 담당 1명을 보유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에는 몽골 호주 캐나다 중국에서 모두 4명의 학생을 뽑았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한국 학생과 어울려 생활한다. 정원 외로 15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 교장은 "영어가 강조되는 학교지만, 영어가 입시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어는 수업을 듣고 원어민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특별전형에서만 실시하는 영어듣기평가는 '합격ㆍ불합격' 판정 수단으로만 쓰인다. 중학교 3학년 영어듣기평가 수준이다.
입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신과 인성이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 반영비율이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에서 각각 82.9%와 96.7%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이 인성이다.
교육받을 기회가 적었던 잠재력 있는 학생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교육 목표다. 이를 위해 정원 내 특별전형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를 대상으로 해마다 15명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4명이 선발됐다.
이 교장은 "국제고는 공립이다 보니 예산이 부족해 경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며 "발로 뛰며 기업 등에서 장학금을 유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원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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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서울과 인천에 국제고가 문을 열었다. 부산국제고(1998년)에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공립 국제고가 개교한 것이다.
2006년 문을 연 청심국제고(사립)까지 합하면 4개 국제고가 경쟁을 하게 됐다. 새로 문을 연 서울ㆍ인천국제고는 학비와 운영비가 일반 공립학교와 비슷하지만 최상의 교육시설과 교사진을 갖췄다. 소수정예 엘리트 공교육 모델로 주목받는 학교 교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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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서울국제고 교장 |
지난 3일 문을 연 서울국제고 이병호 교장(56)의 첫 포부다. 공교육은 수월성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겠다는 것이다.
이 교장은 "평등주의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제는 공교육에서도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수월성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육의 혁신 바람이 각 시도에서 확산되면 사교육비 부담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제고는 어떤 인재를 키우려는 것일까.
이 교장은 명문대 진학만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다른 길을 가라고 단언했다.
이 교장은 "우리 신입생들에게 '넌 왜 국제고에 왔니?'라고 물으면, '좋은 대학 가고 싶어서요'라는 답이 아니라 '국제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요'라고 답한다"며 "학생들은 국제법 변호사, 국제 환경 전문가, 국제 언론인 등 세계를 무대로 구체적인 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대학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국제 전문가가 되겠다는 큰 포부로 생활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국제화는 교육과정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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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목도 일반고에서 대입을 목표로 배우는 보통 교과(20과목 102단위)와 이 학교만의 전문 교과(23과목 100단위)가 동일한 비율로 짜여 있다. 전문 교과는 작문 청해 강독 등 영어 수업 비율이 가장 높다.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문제 인류학 비교문화 등 국제사회를 다루는 과목도 많이 개설돼 있다.
이 교장은 국제고의 최대 강점으로 우수한 교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공모로 선발한 22명의 교사진은 모두 영어로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이 교장 자신도 16개 시도 교육청의 영어교사 모임인 한국중등 영어교육연구회 회장이다.
교사들은 공개 모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2명의 영어교사를 추가로 선발하는 데 25명이 몰려 12.5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모두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고 박사 학위자(수료자 포함)도 6명에 이른다. 원어민 교사는 영어 담당 3명, 중국어 담당 1명을 보유했다.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에는 몽골 호주 캐나다 중국에서 모두 4명의 학생을 뽑았다. 이들은 기숙사에서 한국 학생과 어울려 생활한다. 정원 외로 15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 교장은 "영어가 강조되는 학교지만, 영어가 입시에서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어는 수업을 듣고 원어민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특별전형에서만 실시하는 영어듣기평가는 '합격ㆍ불합격' 판정 수단으로만 쓰인다. 중학교 3학년 영어듣기평가 수준이다.
입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신과 인성이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내신 반영비율이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에서 각각 82.9%와 96.7%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이 인성이다.
교육받을 기회가 적었던 잠재력 있는 학생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교육 목표다. 이를 위해 정원 내 특별전형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를 대상으로 해마다 15명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4명이 선발됐다.
이 교장은 "국제고는 공립이다 보니 예산이 부족해 경제 환경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며 "발로 뛰며 기업 등에서 장학금을 유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원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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