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이성우국민대 총장 "실적 뛰어난 교수 연봉 50% 더 주겠다"
설경.
2008. 3. 13. 20:52
![]() |
이성우 국민대 신임 총장(56)은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대학 간 '무한 경쟁'에서 교수의 질이 곧 대학 경쟁력이며, 교수 경쟁력이 향상되면 전체적으로 학교 수준이 높아진다"며 "성과급 체계를 바꿔나가 교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교수에 대한 학생 평가 공개, 재임용ㆍ정년(테뉴어) 심사 기준 강화 등 교수 경쟁력 강화가 대학가 화두로 떠오른 시점에서 실적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두는 국민대의 실험은 교수 사회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말하는 실적은 논문 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구로 따낸 특허, 교육을 통해 이뤄낸 졸업생 취업률 실적도 모두 교수 실적으로 평가된다.
목표한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연봉이 삭감되지는 않지만 성과급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호봉 중심인 교수 사회에는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연봉 격차가)2배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1.5배 정도는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년차 교수를 예로 들어보자. 10년차 교수 연봉은 약 7000만원이다. 실적을 내서 성과급을 최대 50% 받은 교수와 하나도 받지 못한 교수가 있다면 두 교수 간 연봉 격차는 최대 3500만원이 나게 된다.
이성우 총장은 테뉴어 심사 기준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 총장은 "교수직은 철밥통이 아니다"며 "강화된 기준에 미치지 못한 후 일정 유보 기간을 줬음에도 정년을 보장받지 못하면 (대학에서)탈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에 못 미치면 가차없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총장은 총 12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발탁된 결정적인 배경을 'CEO형 총장'을 바라는 대학 측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구조를 기업 경영시스템을 토대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구ㆍ행정 부문에 엄격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국민대를 국내 명문 사학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총장은 "수익사업을 활성화하고, 발전기금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며 "향후 10년 이내 1000억원을 모금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 공대(토목공학과) 70학번으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동기다. 김 장관(188㎝) 못지않게 큰 키(185㎝)가 닮은 이 총장은 김 장관과 인연이 깊다. 김 장관이 6일 취임한 이 총장에게 취임 축하 전화를 건네기도 했다.
이 총장은 이공계 위기에 대해서는 "이공계가 무너지면 국가가 흔들린다"며 "유능한 이공계 인력의 아이디어가 한 사회를 먹여살리는 만큼 관련 인력에 대해 보상과 대우를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동기가 수장으로 있는 교육부에는 "이공계에 정부가 파격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우수 공대 학생에 대한 국비 유학생 제도 등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공계 지원을 요청했다.
이 총장은 1974년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 국민대 공대 교수(현 건설시스템공학부)로 부임한 후 구조안전연구소장과 공대 학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전산구조공학회장과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통해 김문환 전 총장에 이어 국민대 9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김대원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