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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시장 안정 장기대책 세우라

설경. 2008. 3. 2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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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하루를 내다볼 수 없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부시 대통령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난국 타개를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로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던 진단은 하룻 만에 다시 어긋났다.

어제 뉴욕 주식시장은 급등 하룻만에 다시 급락세를 보였다.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 폭락에 따른 상품주 하락과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위기설 등이 주요 지수를 끌어내린 것이다.

미국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부족으로 JP모건 체이스로 넘어간 데 이어 제2, 제3의 베어스턴스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경제가 바닥을 통과했는지, 아직도 내리막길인지도 불분명하다. 시장도 투자자도 방향을 잃고 미로를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최근의 금융위기는 한 쪽의 부실이 또 다른 부실을 낳고 유동성 위기가 시장의 불안을 낳고 이는 또 유동성에 장애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10년 간 침체를 겪은 일본식 장기불황이 닥칠 수 있다"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경고를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다. 미국도 근본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금리 인하도 결정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 달러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등 다른 악영향을 부를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은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안일한 진단에 머물러 있다. 10년 전 곧 닥쳐올 외환위기를 인식하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 폭등도 뒤늦은 대처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있다. 하루를 예측하기 힘든 시장 상황을 볼 때 시장 안정을 위한 보다 선제적인 대응과 장기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 부처가 긴밀히 협력하여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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