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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금융전문대학원 첫 졸업생 전원 금융회사 진출

설경. 2008. 4. 10. 16:44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에는 올해 69명이 '개인 자격'으로 입학했다.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1년에 3000만원이나 되는 등록금을 개인 돈으로 내고 입학한 학생 수가 기업에서 위탁한 학생 수(43명)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높은 연봉을 받고 금융사에 재취업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금융전문대학원 인기가 치솟고 있다.

9일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에 따르면 올해 입학생 118명 평균 나이는 32세, 직장경력은 5년4개월로 나타났다.

입학생 118명 가운데 기업 또는 금융사에서 파견된 학생은 43명에 불과하고 일반지원 학생이 69명에 달했다. 외국인도 6명이 지원했다. 외국인 6명은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금융사 또는 금융 관련 정부기관 공무원 등이다. 아시아 금융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장학금을 주고 전략적으로 데려온 학생들이다.

주목되는 건 일반지원 학생 69명 가운데 상당수가 삼성전자 등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직장인이라는 점이다.

직장을 그만두면 2년 동안 연봉을 포기해야 하고, 2년 동안 등록금 6000만원이 들어가지만 졸업 후 금융사에서 몸값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는 증거다. 금융전문대학원이 금융업 진출 발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올해 첫 졸업생 60명(기업 파견 포함)은 대부분 금융사에 진출했다. 올해 2월 졸업생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가 은행업계로 진출했다. 그 밖에 졸업생들은 리서치 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으로 진출(16%)하거나 증권업계(12%), 투신사(8%), 보험사(7%), 외국계 금융사(4%) 등에 일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카이스트 테크노MBA 졸업생 평균 연봉이 입학 전에 비해 53%가량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전문대학원 졸업생 연봉 상승률은 이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전문대학원 졸업생들 인기가 높은 것은 교육과정이 그만큼 실무적이고 선진 금융기법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은 미국 로체스터대학과 복수학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 학기는 외국에서 공부한다. 10억원 규모 '카이스트학생투자펀드(KSIF)'를 조성하기도 했다. 대학원 학생들은 다음주부터 10억원을 직접 투자하며 금융기법을 익히게 된다.

선진 금융기법 도입에는 정구열 대학원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그는 해외 금융기업에 이메일을 보내고 방문해가며 특강 강사를 초빙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세계 10위권 자산운용사웰링턴 웰스 매니지먼트에서 강사를 데려다 매일 3시간씩 일주일간 수업을 진행한다. 또 가을에는 골드만삭스 대표가 카이스트 금융대학원을 방문해 투자은행 과목을 가르칠 예정이다.

정 대학원장은 "IT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학생들이 이자율파생상품, 장외파생상품, 자산운용 등을 전문화해 금융공학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며 "파생상품 전문인력이 나오면서 산업은행, JP모간, 삼성증권, SH자산운용 등 금융업계 전반에서 졸업생들에게 '러브콜'이 쏟아진다"고 강조했다.

[황형규 기자 / 박소운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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