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대입논술 가이드]총선결과와 우리 삶의 변화
설경.
2008. 4. 14. 17:08
18대 총선이 끝나자 언론마다 전문가의 입을 빌려 '민심'을 읽고 평가하고 있다. 대개가 긍정적이다. 예나 지금이나 결과적으로 '국민은 현명했다'거나 '국민이 정치보다 한 수 앞선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마치 모든 개개의 유권자가 단 하나의 유기체로서 이 지역에서는 이렇게, 저 지역에서는 저렇게 행동한 것처럼 분석한다. 그리하여 전체적으로 이런저런 의지를 보인 것처럼 묘사한다. 이런 분석과 평가의 함정은 무엇일까. 어느 선거마다 평가가 이런 식이라면 유권자는 아무런 의식 없이 투표를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의 선택은 어쨌거나 옳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의에 기초해서 투표를 하든 이념에 기초를 해서 투표를 하든 하등의 차별 없이 평가되는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고민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견강부회식 분석과 평가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소위 '보수파'가 전체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했다. 여기에서 보수의 의미는 대체로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를 의미하지만,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경한 상호주의 색채를 띠는 게 일반적이다. 이들은 경제를 우선시한다고 하고, 그리하여 국민이 진보 진영의 '이념'보다 경제를 선택한 까닭에 이들이 다수파를 형성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시각은 경제와 이념을 마치 상호 배타적인 개념인 것처럼 호도한다. 이념이라는 것은 인간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이상적인 상(像)이요, 그런 상에 관한 이론과 신념의 체계다. 따라서 경쟁을 근간으로 이익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시장주의나 국가의 간섭을 줄이고 사적 영역의 자치를 확대를 주장하는 자유주의도 여러 이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현실은 시장주의나 자유주의는 이념을 넘어선 어떤 절대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그 외의 것은 '불온한' 이념으로 보는 태도가 일반화된 듯싶다. 이런 경향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근대화와 민주화 이후의 우리 역사가 아직은 일천하기 때문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념과 경제(시장)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은 경제 지상주의 혹은 시장주의의 문제점을 간과하기 쉽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내가 지금보다 너 부유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용인하는 편의주의적 실용주의에 빠질 수 있다. 무엇이 더 시장 친화적인가에 골몰하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이미 불평등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을 평등하게 분배하고자 할 경우에 나타나는 불협화음만큼이나 무한 경쟁의 자유 시장을 통한 부의 분배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보수파가 압도적 다수를 형성함으로써 이런 문제점은 더욱 도드라질 것이다. 이것이 이번 총선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국민이 선택한 역사적인 현실이요, 실험의 과정이다. 어쩌면 일천한 근대화의 역사에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 이전까지는 독재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재단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것을 경험하거나 실천할 수 없었다.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적 민주정치나 공정한 시장 경제질서를 우리는 알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국가의 '이념적 지표'에 따라 우리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도 잘 모른다. 독재정치의 관성이 여전히 우리 자신을 지배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10년과 판이하게 다른 정치 상황이 마련되었다. 이제 우리 국민은 국정 책임자의 '이념'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의식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번 총선은 바로 여기에 초점을 모아서 그 의의나 의미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1 18대 총선 결과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해보라.
2 경제와 이념을 배타적으로 보는 관점의 문제점을 논의해보라.
3 낮은 투표율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논의해보라.
〈 최윤재 |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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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소위 '보수파'가 전체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했다. 여기에서 보수의 의미는 대체로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를 의미하지만,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경한 상호주의 색채를 띠는 게 일반적이다. 이들은 경제를 우선시한다고 하고, 그리하여 국민이 진보 진영의 '이념'보다 경제를 선택한 까닭에 이들이 다수파를 형성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런 시각은 경제와 이념을 마치 상호 배타적인 개념인 것처럼 호도한다. 이념이라는 것은 인간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이상적인 상(像)이요, 그런 상에 관한 이론과 신념의 체계다. 따라서 경쟁을 근간으로 이익배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 시장주의나 국가의 간섭을 줄이고 사적 영역의 자치를 확대를 주장하는 자유주의도 여러 이념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현실은 시장주의나 자유주의는 이념을 넘어선 어떤 절대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그 외의 것은 '불온한' 이념으로 보는 태도가 일반화된 듯싶다. 이런 경향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근대화와 민주화 이후의 우리 역사가 아직은 일천하기 때문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념과 경제(시장)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시각은 경제 지상주의 혹은 시장주의의 문제점을 간과하기 쉽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내가 지금보다 너 부유해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용인하는 편의주의적 실용주의에 빠질 수 있다. 무엇이 더 시장 친화적인가에 골몰하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이미 불평등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을 평등하게 분배하고자 할 경우에 나타나는 불협화음만큼이나 무한 경쟁의 자유 시장을 통한 부의 분배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보수파가 압도적 다수를 형성함으로써 이런 문제점은 더욱 도드라질 것이다. 이것이 이번 총선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국민이 선택한 역사적인 현실이요, 실험의 과정이다. 어쩌면 일천한 근대화의 역사에서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 이전까지는 독재 권력에 의해 모든 것이 재단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면에서 '진정한' 것을 경험하거나 실천할 수 없었다.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적 민주정치나 공정한 시장 경제질서를 우리는 알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국가의 '이념적 지표'에 따라 우리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도 잘 모른다. 독재정치의 관성이 여전히 우리 자신을 지배하였기 때문이다. 이제 지난 10년과 판이하게 다른 정치 상황이 마련되었다. 이제 우리 국민은 국정 책임자의 '이념'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의식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번 총선은 바로 여기에 초점을 모아서 그 의의나 의미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1 18대 총선 결과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해보라.
2 경제와 이념을 배타적으로 보는 관점의 문제점을 논의해보라.
3 낮은 투표율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논의해보라.
〈 최윤재 |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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