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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교수와 학생 모두 캠퍼스 밖으로 나가 마음껏 경험하고 배워라."

설경. 2008. 4. 27. 18:11
[동아일보]
"학교에만 머물면 우물안 개구리… 1년에 석달은 다른 일터로 가라"
"교수와 학생 모두 캠퍼스 밖으로 나가 마음껏 경험하고 배워라."
KAIST는 25일 외국 대학처럼 교수들이 연간 3개월 동안 학교 이외의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KAIST는 이를 위해 연봉 계약 기간을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이고 연봉을 9개월로 나눠 지급하도록 연봉 규정을 개정했다. 그러나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연봉 액수는 깎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KAIST 교수들은 계약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 여름방학 동안 보수를 받고 국내외 연구소나 기업의 연구원 등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올 여름방학부터 '투잡(two job)'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 이 같은 연봉 규정을 채택한 대학은 KAIST가 처음이다. 대학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서남표 총장의 강한 의지가 바탕이 됐다.

서 총장은 그동안 "외국의 학계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국 학회에 가서 논문만 내고 오지 말고 사람도 만나고 토론에도 적극 참여하라"고 독려해 왔다.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캠퍼스 밖의 연구 및 산업 현장으로 나가봐야 교수들이 자신의 연구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며 "추가 수입 발생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KAIST의 한 교수는 "그동안 단기간이라도 학교 이외의 다른 곳에서 일하려면 학교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했고 구비 서류도 까다로웠다"며 "앞으로는 교수들이 캠퍼스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KAIST는 학생들도 국내외 연구 및 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300여 개 기업에 학생 인턴십 협조 공문을 보내 70개 기업으로부터 500여 명을 보내 달라는 답장을 이미 받았다.

윤완철 능력개발센터장은 "인턴십은 과학고 시절부터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교생활만 했던 학생들에게 사회를 경험하고 연구 내용을 체득하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는 많은 학생이 인턴십을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AIST는 인턴십 강화를 위해 3, 4학년의 경우 9주 이상의 인턴십은 졸업논문으로 대체해 주고 1, 2학년은 2학점을 주기로 했다.

또 여름방학 계절학기를 외국인 학생 위주로 운영해 내국인 학생들은 수강하기 어렵도록 했다. 학점당 2만 원인 계절학기 수강료도 2010년까지 30만 원으로 올려 학기 중에 학점을 따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KAIST는 그동안 신학기 수강을 앞당기는 방안 등으로 겨울방학을 줄여 올해 처음으로 여름방학을 3개월로 늘렸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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