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한 주의 시사 키워드] 식량 자원주의
설경.
2008. 5. 1. 14:42
총보다 쌀이 더 무서운 시대… 우리농업 살려야
기름값에 이어 쌀과 밀값이 폭등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 세계적 현상인데요, 정국이 불안한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배 고프다. 빵을 달라"며 식량폭동이 일어나 아우성치는 상황입니다. 며칠 전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곡물 값 폭등이 계속되면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고까지 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8%이고 전 세계 5위의 국제 곡물 수입국이라고 해요. 그나마 쌀은 자급이 가능해 남아돌아가지만, 나머지 곡물은 자급률이 5%에 불과한 '식량 위험국가'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농업은 농가당 경작규모가 1~2ha 내외로 영세합니다. 경작규모가 50~100배인 대규모 경작지를 가진 국가가 자국 농산물을 틀어쥐고 식량을 '무기화'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산물 대국과 FTA를 체결, 생산비가 저렴한 농산물이 관세 없이 마구 수입된다면, 우리 농산물은 경쟁력을 잃어 농업은 붕괴될 것입니다.
최근 필리핀 은 전국에 있는 학교 체육관을 쌀 창고로 바꾸도록 명령했습니다. 위기에 대비해 비축창고로 활용하겠다는 뜻이지요. 아로요 대통령은 인도 , 베트남 , 캄보디아 등 아시아 쌀 수출국들에게 "쌀을 더 팔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하지만 쌀 수출을 위해 덤핑도 마다않던 우방국들이 아예 수출물량을 줄이거나 중단해 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총탄 보다 쌀 한톨이 더 무시무시한 시대가 올지 모를 일입니다. 농작물의 시장가치만을 따져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기후변화로 작황이 나빠지면 그 작물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겠지요. "쌀 좀 사가라"며 세일즈 하던 식량 메이저들이 하루아침에 수출의 빗장을 닫아건다면 쌀 수입국들이 "앉아서 굶어죽느니 차라리 전쟁을 하자"고 덤벼들면 어떻게 하나요?
그 때 되면, 버린 땅에 다시 농사를 짓겠다고 난리법석을 피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논의 경우 1년만 땅을 놀리면, 물 안 댄 논은 갈라지고 말라버린 농토는 장마에 씻겨 내려갈 게 뻔합니다. 미생물이 없는 논은 쌀농사를 지을 수 없는 회복 불가능한 땅이 될 수밖에 없어요. 땅을 다시 살리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 지 모릅니다.
정말이지 언젠가 닥쳐올지 모를, 아니 이미 닥쳐온 '식량 자원주의'를 막아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 죽어가는 우리 농업을 살려야 합니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기름값에 이어 쌀과 밀값이 폭등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 세계적 현상인데요, 정국이 불안한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배 고프다. 빵을 달라"며 식량폭동이 일어나 아우성치는 상황입니다. 며칠 전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곡물 값 폭등이 계속되면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고까지 했습니다.
↑ 한·미 FTA 반대 쌀 야적시위.
게다가 우리나라 농업은 농가당 경작규모가 1~2ha 내외로 영세합니다. 경작규모가 50~100배인 대규모 경작지를 가진 국가가 자국 농산물을 틀어쥐고 식량을 '무기화'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그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산물 대국과 FTA를 체결, 생산비가 저렴한 농산물이 관세 없이 마구 수입된다면, 우리 농산물은 경쟁력을 잃어 농업은 붕괴될 것입니다.
최근 필리핀 은 전국에 있는 학교 체육관을 쌀 창고로 바꾸도록 명령했습니다. 위기에 대비해 비축창고로 활용하겠다는 뜻이지요. 아로요 대통령은 인도 , 베트남 , 캄보디아 등 아시아 쌀 수출국들에게 "쌀을 더 팔라"고 요청했다고 해요. 하지만 쌀 수출을 위해 덤핑도 마다않던 우방국들이 아예 수출물량을 줄이거나 중단해 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총탄 보다 쌀 한톨이 더 무시무시한 시대가 올지 모를 일입니다. 농작물의 시장가치만을 따져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기후변화로 작황이 나빠지면 그 작물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겠지요. "쌀 좀 사가라"며 세일즈 하던 식량 메이저들이 하루아침에 수출의 빗장을 닫아건다면 쌀 수입국들이 "앉아서 굶어죽느니 차라리 전쟁을 하자"고 덤벼들면 어떻게 하나요?
그 때 되면, 버린 땅에 다시 농사를 짓겠다고 난리법석을 피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논의 경우 1년만 땅을 놀리면, 물 안 댄 논은 갈라지고 말라버린 농토는 장마에 씻겨 내려갈 게 뻔합니다. 미생물이 없는 논은 쌀농사를 지을 수 없는 회복 불가능한 땅이 될 수밖에 없어요. 땅을 다시 살리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 지 모릅니다.
정말이지 언젠가 닥쳐올지 모를, 아니 이미 닥쳐온 '식량 자원주의'를 막아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 죽어가는 우리 농업을 살려야 합니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