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설,칼럼)
[사설]‘보수’의 칭호가 부끄러운 언론
설경.
2008. 5. 8. 15:28
보수 또는 보수주의의 핵심적 덕목 가운데 하나는 민족과 국가에 대한 헌신과 충성심, 희생 따위를 포괄한다. 예컨대 유럽 왕가 또는 귀족의 후예들이 국난을 맞아 최일선에 나섰다가 무수히 목숨을 잃었던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로 돌아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예컨대 미국 밴플리트 장군이나 중국 마오쩌둥 주석의 아들 등이 ‘남의 전쟁’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지만, 정작 우리 ‘나라’와 ‘민족’을 지켜야 할 대한민국의 고관대작 및 부호 등의 자제들이 앞장섰다는 기록은 별로 없는 것이 우리의 아픈 현실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존경하고 추앙할 만한 ‘보수’가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른바 ‘보수 언론’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언제부터인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신문시장을 과점하는 세 족벌신문사가 대표적 ‘보수 언론’으로 지칭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호칭 인플레이션’으로 본다. 즉 ‘친일청산’을 ‘반미·용공’으로 몰아붙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중한 연대의 가치를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그 천박한 몰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단지 매체력이 우월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보수’라는 가당치 않는 월계관을 씌워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 이들에게 붙여진 이른바 ‘보수 언론’의 호칭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경향신문과 많은 언론단체, 네티즌 등이 증거했듯이 이들은 수년 전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광우병 우려’를 강조했고, 심지어 동아일보는 불과 1년 전 한국인의 광우병 취약 학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이런 우려들을 ‘반미·반정부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물론 우리 역시 현재 횡행하고 있는 ‘괴담’들이 모두 진실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전의 ‘사실’이 지금 ‘괴담’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그 불가피한 사연을 털어놓아야 언론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본다. 자신들이 뱉었던 말을 잊어버리고 뒤집는 ‘후안무치’를 어찌 ‘보수’라 일컬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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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보수 언론’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언제부터인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신문시장을 과점하는 세 족벌신문사가 대표적 ‘보수 언론’으로 지칭되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호칭 인플레이션’으로 본다. 즉 ‘친일청산’을 ‘반미·용공’으로 몰아붙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중한 연대의 가치를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그 천박한 몰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단지 매체력이 우월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보수’라는 가당치 않는 월계관을 씌워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해 이들에게 붙여진 이른바 ‘보수 언론’의 호칭은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경향신문과 많은 언론단체, 네티즌 등이 증거했듯이 이들은 수년 전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광우병 우려’를 강조했고, 심지어 동아일보는 불과 1년 전 한국인의 광우병 취약 학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이런 우려들을 ‘반미·반정부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물론 우리 역시 현재 횡행하고 있는 ‘괴담’들이 모두 진실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전의 ‘사실’이 지금 ‘괴담’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그 불가피한 사연을 털어놓아야 언론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본다. 자신들이 뱉었던 말을 잊어버리고 뒤집는 ‘후안무치’를 어찌 ‘보수’라 일컬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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