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시사 이슈로 본 논술] 베이징 올림픽과 중국의 인권

설경. 2008. 5. 15. 16:12
지나친 집단주의가 '고립된 올림픽' 만들 수도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외교적 갈등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티베트 와 위구르인들의 분리 독립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났다. 사상자를 낼 정도로 강하게 진압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외교 문제로 비화됐다. 독일 총리는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선언하고 프랑스 사르코지 총리는 유럽 연합 회원국들에게 개막식을 보이콧 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하원은 중국이 티베트에 대한 인권 탄압을 중지하고 달라이라마와 대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 정부는 국내 성화 봉송 과정에서 경찰과 기자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중국 유학생들의 사태에 대하여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인권 단체의 주장과 중국의 해명

중국은 여러 나라 성화 봉송 과정에서 성화를 빼앗기기도 하고, 불이 몇 번이나 꺼지는 수모를 당했다. 인권 단체들이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은 그들의 구호 속에서 정리된다. '티베트에게 자유를(Tibet for free)''인권 없는 국가, 올림픽 개최 반대(No Human Rights, No Olympic)'. 티베트 는 독립 국가였으나 1950년 6·25전쟁이 한창일 때 중국에 의해 점령당했다. 1959년 대규모 민중 봉기를 중국이 강력하게 진압하면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 인도 로 망명하고 티베트는 1965년 중국 의 자치구로 완전 편입됐다. 일제시대의 3·1운동과 각종 독립 운동, 상해 임시정부 설립 같은 사건을 연상시킨다. 국내 인권 단체는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고 북한 인권에 대해 침묵하는 중국의 정책을 추가로 비판한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인권 단체들의 개입은 내정 간섭이라고 일축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전 세계 소비 시장을 점령하는 현실 속에서 유럽 및 미국이 중국의 패권에 대항하는 전략으로 파악한다.



일본 의 중국 난징 대학살과 중국의 티베트 탄압은 같은 차원은 아닌지 중국 정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도 태평양의 작은 섬들을 복속한 영국 , 미국 , 프랑스 국가들과 독립국인 류큐왕국을 오끼나와현으로 편입한 일본 , 티베트를 접수한 중국의 태도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보편적 현상으로 진단할 수 있는지 평가해봐야 한다. 정치·경제·군사적 힘이 좌우하는 국제 현실에서 '인권'은 상대국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지 않는지도 검토해보자.

■중화주의와 집단적인 광기


올림픽 개막식 보이콧을 주도하는 프랑스 에 대해 중국인들은 루이뷔똥, 까르푸 같은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에 들어갔다. 중국은 자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세력들에게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코드로 대응한다. 국내 성화 봉송 과정에서 중국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수 십 명의 시위대들에게 중국 유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모습을 나치의 집단 린치와 비교한 사회비평가도 있다. 중국 은 4대 발명품을 통해 예전부터 과학과 정치·경제의 중심으로 자부하면서 독특한 중화주의 이데올로기를 형성했다. 국가적 행사에서 국민들이 혼연일치가 되는 모습은 연대감을 보여주는 뿌듯한 장면이다. 하지만 개인과 국가를 지나치게 동일시하다 보면 집단적인 광기 현상으로 왜곡될 수 있다. 진실은 온데 간데 없고 니편 내편만 가르는 흑백논리만 존재한다. 박노자가 2002년 한일 월드컵 행사에 의한 일자리 창출은 비정규직 양산을 의미하고, 월드컵은 제3세계를 제외한 선진 국가들만의 지구촌 잔치일 뿐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는 극단적 반응도 자신과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독단적 행동이다.

■중국의 배타성과 올림픽의 개방성


'시민윤리' 교과서에는 우리나라가 공공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역사적·문화적 해석을 내렸다. 혈연과 지연 중심의 전통 사회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인습적이고 감정적인 태도가 생활화돼 수평적이거나 호혜적인 행동이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즉 혈연이나 가족 공동체의 내집단(內集團)에서는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외집단(外集團)에서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서구의 시민 사회에서와 같은 평등성이나 합리성은 형성되기 어려웠다고 평가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개인주의보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유교 문화가 생활화된 중국 , 한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문화권 모습으로 중국인의 애국주의를 평가할 수 있다. 반면에 최정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처럼 배타성을 띠는 중국인의 모습은 보편적인 인류 진화의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에게는 이타적이지만 외부인에게는 적대적 모습을 띠는 속성이 결합해 인류가 진화한다는 사실을 게임이론을 통해 입증했다. 올림픽은 개방과 협력, 우애를 본질로 한다.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올림픽만 안전하게 치를 생각으로 각종 집회와 공연을 금지하고,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하다 보면 중국만의 고립된 올림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강방식 동북고 교사· EBS 사고와 논술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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