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대학 온라인 강의는 한물간 '재방송' 강의?
설경.
2008. 8. 18. 19:38
[노컷뉴스 전미린 대학생 인턴기자]
몇 년 전부터 온라인 강의를 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어려운 부분을 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가 성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김 모(25)씨는 지난 가을학기에 들었던 온라인 강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김 씨가 교수의 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는 시간은 고작 수업시작 5~7분 정도였다. 나머지 온라인 강의는 강의안을 요약한 텍스트와 강의안을 읽는 교수의 목소리가 전부였고 그나마 음성조차 없이 텍스트 뿐인 강의도 많았다.
김 씨는 "이런 식의 강의 형태가 자습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얼굴을 맞대지 않는 강의라고 해서 수업을 무성의하게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오프라인 강의와 똑같은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깝다"고 말했다.
대학생 권 모(25) 씨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는 더욱 황당하다. 권 씨는 언제부턴가 강의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을 알아챘다.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라며 교수가 설명하고는 했던 것이다. 권 씨의 의문은 교수가 수업 도중에 우연히 흘린 '잡담'을 듣고서야 풀리게 됐다. 한참이나 지난 운동경기를 두고 '어제 시합이…'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권씨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는 내용에 따라서 최근에 찍은 것과 몇 년 전에 찍은 강의가 섞여 있었다. 한번 찍어놓은 강의를 해가 바뀌어도 반복해서 재생한다는 사실에 김 씨는 기가 막혔다. 권씨는 "똑같은 등록금을 받고 강의를 재탕하는 것도 문제지만 터무니없는 짜깁기로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 강의 내에서만 재탕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내용이면 과목을 넘나들면서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기도 한다. 대학생 박 모(21)씨는 2008년 봄학기에 들었던 온라인 강의에서 2회 분량의 '재방송 강의'를 보게 됐다. 2006년에 수강한 또다른 과목에서 보던 내용이 똑같이 나온 것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는 특성상 온라인강의는 수강생이 100~200명이 넘는 대단위 강좌인 경우가 많다. 학교 측은 한번 찍어놓은 강의를 반복해 강의를 개설하고,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 수업과 사이버수업의 등록금은 똑같다.
사정이 이렇자 각 대학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 대학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는 "대부분의 온라인 강의가 재탕, 삼탕, n탕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고 또 다른 글에는 "이런 교수들은 거의 직무유기 혹은 사기, 최소한 기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한 학기만 쓰려고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지는 않는다. 보통 1~2년 정도는 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요한 부분은 적절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며 "흐름이 끊기거나 짜깁기식 수업이 되지 않도록 교수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hope@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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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온라인 강의를 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어려운 부분을 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온라인 강의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가 성의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생 김 모(25)씨는 지난 가을학기에 들었던 온라인 강의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김 씨가 교수의 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는 시간은 고작 수업시작 5~7분 정도였다. 나머지 온라인 강의는 강의안을 요약한 텍스트와 강의안을 읽는 교수의 목소리가 전부였고 그나마 음성조차 없이 텍스트 뿐인 강의도 많았다.
김 씨는 "이런 식의 강의 형태가 자습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얼굴을 맞대지 않는 강의라고 해서 수업을 무성의하게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오프라인 강의와 똑같은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깝다"고 말했다.
대학생 권 모(25) 씨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는 더욱 황당하다. 권 씨는 언제부턴가 강의의 흐름이 끊긴다는 것을 알아챘다.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라며 교수가 설명하고는 했던 것이다. 권 씨의 의문은 교수가 수업 도중에 우연히 흘린 '잡담'을 듣고서야 풀리게 됐다. 한참이나 지난 운동경기를 두고 '어제 시합이…'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권씨가 수강한 온라인 강의는 내용에 따라서 최근에 찍은 것과 몇 년 전에 찍은 강의가 섞여 있었다. 한번 찍어놓은 강의를 해가 바뀌어도 반복해서 재생한다는 사실에 김 씨는 기가 막혔다. 권씨는 "똑같은 등록금을 받고 강의를 재탕하는 것도 문제지만 터무니없는 짜깁기로 강의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 강의 내에서만 재탕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내용이면 과목을 넘나들면서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기도 한다. 대학생 박 모(21)씨는 2008년 봄학기에 들었던 온라인 강의에서 2회 분량의 '재방송 강의'를 보게 됐다. 2006년에 수강한 또다른 과목에서 보던 내용이 똑같이 나온 것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는 특성상 온라인강의는 수강생이 100~200명이 넘는 대단위 강좌인 경우가 많다. 학교 측은 한번 찍어놓은 강의를 반복해 강의를 개설하고,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 수업과 사이버수업의 등록금은 똑같다.
사정이 이렇자 각 대학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 대학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는 "대부분의 온라인 강의가 재탕, 삼탕, n탕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고 또 다른 글에는 "이런 교수들은 거의 직무유기 혹은 사기, 최소한 기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한 학기만 쓰려고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지는 않는다. 보통 1~2년 정도는 쓴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요한 부분은 적절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며 "흐름이 끊기거나 짜깁기식 수업이 되지 않도록 교수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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