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삶의 방식, 죽음의 방식
설경.
2008. 9. 1. 09:57
[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0. 단순 비교형
관련논제 해결하기 [난이도 수준-고2~고3]
■ 기출유형 1 (공통 주제 추출) 다음 제시문 (가), (나), (다)의 공통 주제를 밝히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700자 내외)
(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냉혹한 승부세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던 젊은 내기 당구꾼 '에디'가 있었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 그는 예전의 자신을 많이 닮은 젊은이에게 인생의 깊은 맛을 알려주는 쇠락한 도박사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고, 할리우드는 아카데미주연상을 선사함으로써 그동안의 인생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영화배우 폴 뉴먼의 이야기이다. 물론 영화 〈허슬러〉와 〈컬러 오브 머니〉 속의 인물이 뉴먼 자신은 아니다. 하지만 25년의 간격으로 개봉된 두 편의 영화에 뉴먼 자신의 인생을 대입해 보는 것은 관객의 자연스런 권리이기도 하다.
영화 속의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현실의 뉴먼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멋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스크린 속의 스타로 머물지 않고 미국 사회의 중요한 고비마다 자신의 양심과 이념에 충실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지난번 대선에서도 "내가 속한 계급에 배신자가 되더라도 부시의 감세정책에는 반대요. 나처럼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감세는 범죄와 다를 바 없소. 우리는 지금도 이미 충분히 사치스럽게 살고 있소"라며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뉴먼의 명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성공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1982년 샐러드 드레싱 제조업체인 '뉴먼스 오운'을 설립해 1억5천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놀라운 것은 회사로부터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회사에서 나온 세후이익 전액을 미국은 물론 자신의 제품이 팔리는 모든 나라의 자선 기관에 기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뉴먼스 오운은 수천 개의 자선단체에 1억5천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병든 어린이를 위한 무료 진료캠프를 설립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수익의 2%만을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해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높이 평가되는 상황에서 수익 전부를 내놓은 것은 무모해 보일 정도다. 또한 사회적으로 여론이 악화하면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부풀려 놓았던 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이야기하는 우리 재벌 총수들의 행태와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뉴먼의 실험에서 주목해 보고 싶은 것은 '사회적 기업'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 < 한겨레 > 2006년 4월25일
(나)
가을에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내 전설(傳說) 속에 묻혀 버리는
해저(海底) 같은 그 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 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 말씀이
영원(永遠)히 아름다운 진리(眞理)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病席)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墜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恐怖)의 기억(記憶)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 주십시오.
-정한모, < 가을에 >
(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두려움 속에서 죽어 갈 수도 있고, 밝은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죽음은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에, "왜 나만 죽어야 하는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고, "왜 나라고 죽어서는 안 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마지막 모습 역시 크게 다를 것이다.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우리 자신이 정할 수 있다. 두려운 현상으로 확정되어 있지 않은 죽음을 어떤 사람이 불안과 공포 속에서 맞이했다면, 그렇게 죽어가도록 선택한 것은 누구이겠는가. 또 어떤 사람이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죽음을 맞이할 때, 자기 자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는 누가 죽음의 방식을 선택한 것이겠는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바로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오진탁, <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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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냉혹한 승부세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던 젊은 내기 당구꾼 '에디'가 있었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후 그는 예전의 자신을 많이 닮은 젊은이에게 인생의 깊은 맛을 알려주는 쇠락한 도박사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고, 할리우드는 아카데미주연상을 선사함으로써 그동안의 인생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영화배우 폴 뉴먼의 이야기이다. 물론 영화 〈허슬러〉와 〈컬러 오브 머니〉 속의 인물이 뉴먼 자신은 아니다. 하지만 25년의 간격으로 개봉된 두 편의 영화에 뉴먼 자신의 인생을 대입해 보는 것은 관객의 자연스런 권리이기도 하다.
영화 속의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현실의 뉴먼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멋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스크린 속의 스타로 머물지 않고 미국 사회의 중요한 고비마다 자신의 양심과 이념에 충실한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지난번 대선에서도 "내가 속한 계급에 배신자가 되더라도 부시의 감세정책에는 반대요. 나처럼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감세는 범죄와 다를 바 없소. 우리는 지금도 이미 충분히 사치스럽게 살고 있소"라며 감세정책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뉴먼의 명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성공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1982년 샐러드 드레싱 제조업체인 '뉴먼스 오운'을 설립해 1억5천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라는 점도 눈에 띄지만 놀라운 것은 회사로부터 단 한 푼의 월급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회사에서 나온 세후이익 전액을 미국은 물론 자신의 제품이 팔리는 모든 나라의 자선 기관에 기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뉴먼스 오운은 수천 개의 자선단체에 1억5천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병든 어린이를 위한 무료 진료캠프를 설립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수익의 2%만을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해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높이 평가되는 상황에서 수익 전부를 내놓은 것은 무모해 보일 정도다. 또한 사회적으로 여론이 악화하면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부풀려 놓았던 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이야기하는 우리 재벌 총수들의 행태와도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뉴먼의 실험에서 주목해 보고 싶은 것은 '사회적 기업'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 < 한겨레 > 2006년 4월25일
(나)
가을에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가의
작은 손아귀 안에
당신을 찾게 해 주십시오.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어제 오늘이
마침내 전설(傳說) 속에 묻혀 버리는
해저(海底) 같은 그 날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 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 말씀이
영원(永遠)히 아름다운 진리(眞理)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에
불같이 끓던 병석(病席)에서
한없이 밑으로만 떨어져 가던
그토록 아득하던 추락(墜落)과
그 속력으로
몇 번이고 까무러쳤던
그런 공포(恐怖)의 기억(記憶)이 진리라는
이 무서운 진리로부터
우리들의 이 소중한 꿈을
꼭 안아 지키게 해 주십시오.
-정한모, < 가을에 >
(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두려움 속에서 죽어 갈 수도 있고, 밝은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죽음은 우리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갑자기 찾아오는 죽음에, "왜 나만 죽어야 하는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고, "왜 나라고 죽어서는 안 되는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마지막 모습 역시 크게 다를 것이다.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는 우리 자신이 정할 수 있다. 두려운 현상으로 확정되어 있지 않은 죽음을 어떤 사람이 불안과 공포 속에서 맞이했다면, 그렇게 죽어가도록 선택한 것은 누구이겠는가. 또 어떤 사람이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죽음을 맞이할 때, 자기 자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는 누가 죽음의 방식을 선택한 것이겠는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 바로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오진탁, < 죽음, 삶이 존재하는 방식 >
관련 논제에 대해 글을 써 보낼 분들은 edu@hani.co.kr 로 보내 주세요. 곧 독자적인 사이트가 완성되면 그곳에서 첨삭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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