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과정보
한양 공대 "옛 명성 되찾겠다"/ 공학계열 단과대학을 '공과대학'으로 통합
설경.
2008. 9. 4. 06:58
![]() |
또 통합공대 학장은 부총장급으로 올리고, 교수 겸임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한양대 공대가 한때 졸업생 100% 취업률을 보이며 '엔지니어 사관학교'로 명성을 얻었으나 카이스트, 포스텍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과 신진 강자에 갈수록 밀리는 위기감이 이번 통폐합 배경으로 작용했다.
2일 한양대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8월 3개 부문으로 나눠 운영했던 공학계열 단과대학을 '공과대학'으로 통합했다. 공과대학은 건축학(제1대학), 전자통신컴퓨터공학(제2대학), 응용화공생명공학(제3대학), 기계원자산업(제4대학) 등 4개 학부로 나눴으며 각 학부에는 별도 학장을 임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인사와 예산 자율성 확보, 유사학문 분야 통합으로 학부 체제를 갖췄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통섭' 시대에 걸맞은 융합 학문연구와 인재 육성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역량이 흩어져 있는 공대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문 영역을 오가는 '통섭형 인재' 양성을 위해 앞으로 통합된 공과대학 안에서는 학문 영역과 분야에 상관없이 교수들이 겸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테면 화공과 교수들이 토목이나 건축 쪽 교수를 겸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총장급인 공과대학원장 겸 공과대학장에는 분자시스템공학과 임승순 교수(60)가 선임됐다. 임 학장은 "각종 정부 지원이나 프로젝트로 분리돼 있는 공과대 업무와 연구인력을 시너지 효과를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라며 "과거 영광에 매달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더욱 강한 한양 공대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학장은 일본 도쿄공대에서 석ㆍ박사를 받았으며 전국공과대학장 협의회장, 한국공과대협의회 초대회장을 지낸 이공분야 석학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학 부문 학장에는 도시설계와 서양건축사로 유명한 이강업 교수가, 전자통신컴퓨터공학 부문에는 LG기술연구소와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책임연구원 등을 지낸 권오경 교수가 임명됐다.
또 응용화공생명공학 학장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10년 이상 일한 이기정 화학공학과 교수가, 기계원자산업 쪽은 교내에서 최고 교수상을 받은 한양공대 토박이 이관수 교수가 맡았다.
한양대 공대 졸업생들은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골라서 취업원서를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공계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률은 80% 수준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 취업률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명성에 빛이 바래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과대학 A 교수는 "한때 서울대 공대를 능가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요즘 입시생들 사이에서는 서강대 성균관대 등과 견주고 있는 모습"이라며 "재정 여건이 떨어져 등록금이 다른 대학에 비해 비싼 반면 공대 쪽 투자는 그간 미진해 학생들 지원열기와 사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교직원과 학생들 사기 높이기에 나섰다. 임 학장은 "침체된 교내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내년 5월 개교 70주년을 맞이해 한양대 출신 졸업생들이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한 70여 개 대표기술과 연구물을 선정하고 이를 전시해 한양대 역량을 대외에 과시할 것"이라며 "내년을 한양대가 70년 명성을 되찾는 원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구독] [주소창에 '경제'를 치면 매경 뉴스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