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반론과 대안을 제시하라

설경. 2008. 10. 27. 15:45

[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교과서 / 17. 반론제기

■ 기출문제 유형 2 - 2008 경기대 수시1 [난이도 수준-중2~고1]

[논제] 정보화가 인간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놓고 낙관적인 입장과 비관적인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다>와 <라>의 내용과 그 밖의 정보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점을 근거로 <가>와 <나>의 입장에 대한 반론(反論)을 제기한 후, 정보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 방안을 논하시오. (750±50자)

(가) 정보화로 인한 생활 양식상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 있다. 정보 기기들이 널리 보급되면서 가사 노동의 부담이 줄게 되었고,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출퇴근 시간의 교통 체증을 겪지 않고도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구태여 복잡한 도심지에 모여 살지 않고 한적한 전원 지역에 거주할 수 있게 되어, 인구 분산과 지역간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재택근무는 가정과 직장의 경계를 완화시켜 주부의 취업률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고령자나 신체장애자들의 취업 기회도 확대시킬 수 있다. 이처럼 정보화는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났던 도시 문제와 교통 문제, 인구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하 생략)

(나) 정보 사회의 진전에 따라 고도의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복지 사회가 실현될 것이고, 경직된 이데올로기와 서구 중심적인 세계관을 뛰어넘어 다양한 인류 문화가 공존하게 될 것이다. (중략) 정보 사회가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열려 있고 선택의 기회가 넓어 인간의 가치와 만족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권위주의가 동반자적인 수평적 관계로 바뀔 것이라는 점에서도 고무적이고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한마디로 정보 사회는 산업 사회의 여러 가지 그늘과 모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 ‘20 대 80의 사회’란, 과거에 고소득층·중산층·저소득층의 3분법으로 구분되던 사회와는 달리 20%의 고소득층과 80%의 서민, 빈민층만이 존재하는 양극 구도의 불평등한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논란은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로 인하여 사회 복지 정책이 퇴색하고 있으며, 지식 정보 사회에서 계층간 정보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 (이하 생략)

(라) 개인 정보가 낯선 사람들에게 유출될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왜곡될 위험이 크다. 특히, 사람이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서 보여 주는 행동과 그 사람들의 진짜 정체를 기록한 데이터 베이스가 존재할 때, 그 데이터 베이스는 고용주, 보험 회사, 경쟁 회사, 경쟁자 등 개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타인들에 의해 얼마든지 이용될 수 있다.

게다가 집 안의 가전제품들이 외부의 네트워크와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한 세세한 기록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즉, 인터넷 사용자들이 어떤 사이트에 들러 어떤 행동을 하는지 일일이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하 생략)


■ 해결 전략

이 논제는 정보화의 부정적인 측면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와 정보화 낙관론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미래 정보사회의 발전 방향에 관한 비전을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먼저, (다)와 (라)에서 문제점을 요지 형태로 서술해야 한다. (다)에서는 정보 격차와 소득 격차, (라)에서는 정보 유출 및 왜곡과 사생활 침해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가)와 (나)에 나타난 정보화 낙관론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가)에서는 정보화로 인한 생활 양식상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있다는 점과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났던 도시 문제와 교통 문제, 인구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서는 정보 사회는 산업 사회의 여러 가지 그늘과 모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복지 사회의 실현, 다양한 인류 문화의 공존, 선택의 기회 확대, 권위주의의 해체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가), (나)의 낙관적 견해에 대한 반론의 근거로는 정보화가 심화시키고 있는 사회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즉, 도시 문제의 해소에 대해서는 첨단 산업 단지 조성에 따른 인구 집중과 교통 체증의 심화 등을 반론 사례로 제시한다. 복지사회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계층간 정보 소유의 격차에 의한 양극화를 제시한다. 그리고 다양한 인류 문화의 존속이 가능하다는 견해에는 세계화와 맞물려 서구 선진국의 가치가 개발도상국에 강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개인적 차원에서의 긍정론은 인터넷을 통한 정신적·물질적 피해, 사생활 침해 등을 반론의 예시로 들 수 있다.

이런 반론을 토대로 도출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의 제시가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시문의 독해를 통한 쟁점의 도출, 반론 제기라는 분석의 과정, 마지막으로 바람직한 방향 제시 등의 단계를 3개의 문항으로 세분화한 논제이다.


■ 자료 검색

싱가포르인들의 탈출구, 휴대전화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북에 컴퓨터 지원해 정보격차 해소해야”


“자금 지원만 되면 북한에도 ‘100달러 노트북’을 보급하고 싶다.”

지난 8일 ‘세계전자정부 시장포럼’에 참석한 ‘1어린이 1노트북(One Laptop Per Child) 재단’의 니컬러스 네그로폰테(사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북한에 노트북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같은 언어를 쓰는 남북한 간의 큰 정보 격차는 세계에서 유일한 상황”이라며 “노트북을 보급하면 남북한간 정보 격차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내 기업이나 재단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100달러 노트북을 기부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캄보디아의 한 마을 전체에 노트북을 제공했더니 취학아동이 해마다 100%씩 증가했다”고 그 효과를 설명했다. 90년대 말 그가 설립한 이 재단은 페루, 르완다 등 저개발 국가에 노트북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1985년 엠아이티(MIT) 미디어랩을 창립한 그는 경영 능력을 갖춘 새 재단 대표를 뽑은 뒤 자신은 개발 분야에 전력하고 싶다며 “지금은 전 분야를 아우르면서 상업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서 ‘조·중·동’이 포털사이트 다음에 콘텐츠 제공을 중단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미디어는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도록 유혹한다”고 전제한 그는 “오프라인 매체가 그렇게 고집을 부린다면(콘텐츠 제공 중단) 실수다”고 말했다.

또 한국 기업들이 아직 사회공헌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단을 세울 당시 삼성, 엘지 등 한국 대기업에도 참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한국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 산업화를 겪으면서 이웃을 돕는 문화가 부족한 편”이라고 꼬집었다.

- <한겨레>, 2008년 7월9일치

싱가포르인들이 휴대폰에 매달리는 이유


“슈다라?”(Shuda la·다 끝마쳤어?)

“하우 어바웃 2데이 에스티시?”(How about 2day STC·오늘 주식은 어때?)

“볼레라, 토몰로?”(boleh lah, tomolo·내일 할 수 있겠어, 없겠어?)

중국 상하이 출신 장우엔(26)은 직장 상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해독’하느라 진땀을 빼곤 한다. 그는 지난해 싱가포르의 ‘데이비드 융 앤드 코팩’(David Yeung & Co Pac)이라는 회계법인에서 일을 시작했다. 모국어인 중국어는 기본이고 영어도 잘하지만, “동료나 직장 상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왜 그럴까?

‘싱글리시’(Singlish) 때문이다. 싱글리시란 말레이어·만다린어가 뒤섞인 싱가포르 지역의 영어 방언이다. 장우엔의 상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 중 ‘슈다라’ ‘볼레라’ 등은 말레이어에서 파생된 단어다. 그는 “영어 단어를 축약해 문자를 보내도 이해를 잘 못하겠는데, 싱글리시 단어를 줄여 문자로 보내면 이해가 너무 안 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중략)

휴대전화가 싱가포르의 엔터테인먼트 문화로 자리잡게 된 이유는 뭘까?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인구도 자원도 부족하다. 외부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반면 대내적으론 자유가 통제돼 있다. 그래서 한국처럼 휴대전화를 이용해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는 일 따위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 일상은 답답하고, 삶은 지루하다. 이런 싱가포르인들에게 휴대전화가 작은 위안거리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2008년 4월 말 현재 싱가포르의 휴대전화 보급률이 인구 대비 130.6%,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전체 인구 458만여 명보다 141만여 명 많은 599만4천여 명에 이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92.2%에 ‘불과’하다.

‘키아수’(Kiasu·잃을까봐 두려워), ‘키아시’(Kiasi·죽을까봐 두려워). 싱가포르 사람들이 즐겨 보내는 대표적인 싱글리시 문자 메시지다. 겉으로는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는 싱가포르에 사는 그들이 뭐가 그리도 겁나고 두려운 걸까? 개방적인 듯 조심스럽고, 다양한 듯 제한된 싱가포르의 휴대전화 문화에서 그 대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