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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식 명지외고 교장 "영어몰입교육 전용반 신설할것"

설경. 2008. 11. 3. 20:59

대교로 주인이 바뀐 명지외고가 내년 3월 경기외고로 학교 이름을 바꾸고 '명문 보딩스쿨'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변화 중심에는 새로 영입된 박하식 교장이 있다. 박 교장은 영재교육, 수월성교육 분야에서 실력자로 꼽힌다. 1997년 민족사관고등학교 출범 초기에 서울 현대고에서 스카우트된 뒤 민사고에서 국제반을 만들었다. "대학생도 가기 힘든 미국 유학을 고교생이 어찌 가느냐"는 우려를 보란 듯이 깼다. 첫 졸업생이 미국 MIT에 합격한 것을 시발로 매해 학생 수십 명이 국제반을 거쳐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다.

2004년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 교감으로 자리를 옮긴 박 교장은 국제반 94명을 미국 명문대에 합격시키는 등 용인외고를 명문 반열에 올렸다. 명지외고를 인수한 강영중 대교 이사장이 그를 영입한 것은 이런 실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박 교장은 "일류 기업을 가진 세계 경제 강국이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떳떳하게 선진국가라고 자부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진화된 교육 부재 때문"이라며 "명지외고는 현재로도 좋지만 세계적으로 위대한 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수업부터 글로벌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 변화시킬 예정이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1년부터는 영어 몰입교육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두 개반을 신설할 계획이다. 한 반 정원은 35명이다. 이 두 반에서는 국어ㆍ국사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모두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명지외고는 영어 몰입교육 전용반이 경기도교육청에서 무난하게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교장은 "영어 몰입교육 과정은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도교육청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글로벌 인재 교육 양성을 주된 목표로 삼고 김진춘 교육감도 교육과정 자율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 몰입교육 전용반이 조기유학생의 대학 진학 통로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할 방침임을 박 교장은 분명히 했다.

법인이 교육업체이다 보니 있을 수 있는 입시과정 부정 가능성에 대해 박 교장은 "절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경기외고로 학교 이름을 바꾸고 학교 상징물 제작을 위한 공개 입찰을 하면서 만에 하나 있을 부정을 막기 위해 법인에서는 대교 기업 이미지(CI) 작업을 한 기업은 배제했다"며 "교장인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이사진이 원로 교육인사로 채워졌는데 그럴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봉암학원 이사진은 송자 전 연세대 총장, 문용린 서울대 교수, 한준상 연세대 교수 등으로 채워졌다.

자율형 사립고, 기숙형 공립고 등장으로 경쟁자가 늘어난 가운데 외고의 살 길에 대해 박 교장은 '특성화'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전국적으로 30개인 외고가 제 색깔 없이 같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저마다 특색을 가져야 외고도 발전할 수 있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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