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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이사장"귀족학교라고? 섬ㆍ농어촌 학생도 뽑아요"
설경.
2008. 11. 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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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홍성대 상산고 이사장은 5일 인터뷰에서 "올해 처음으로 입학사정관제도를 도입해 잠재력 있는 학생을 뽑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초 발표한 2009학년도 상산고 합격자 가운데 울릉도 중3 학생이 이름을 올렸다. 이 학생을 뽑기 위해 입학사정관을 맡고 있는 임현섭 교감이 지난달 수학교사와 울릉도를 직접 방문했다. 수학교사는 1차로 중학교 과정에 대한 질의응답을 해 실력을 테스트했다. 이어 수학교사는 학생이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학교 수학과정을 강의한 후 강의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했다.
일주일 후 이 학생은 전주 상산고를 방문해 국어와 영어교사에게 실력을 검증받았다. 모든 테스트를 마친 후 '자질이 있고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에서도 쉽게 도입하지 못한 전형을 고교에서 도입한 것이다.
홍 이사장은 "우리 학교는 지방에 있지만 수도권 학생이 60%를 차지하고, 전라도에 있음에도 경상도 강원도 등 전국 시ㆍ도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며 "잠재력 있고, 다양한 실력을 가진 학생들이 뒤섞여 3년을 함께 생활하면 서로 벽을 허물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뿐 아니라)도시 빌딩 숲에서 자란 아이들과 농어촌 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이 함께 캠퍼스 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 배울점이 많고, 그런 과정에서 인간이 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가 부유층을 위한 귀족 학교라는 일부 비판에 대해 홍성대 이사장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홍 이사장은 "상산고 교육비가 900만원으로 일반 고교(150만원)보다 훨씬 높다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기숙사비를 빼고 수업료만 따지면 450만원"이라며 "기숙사비가 일반계고보다 싸고, 교내 보충수업 덕분에 방과 후에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훨씬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교육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학교는 전액 기준으로 15%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 반액으로 치면 30%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울릉도에서 입학한 학생도 장학금을 받게 돼 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
홍 이사장은 "외국에서는 고생하는 교사들에게 2~3배 많은 연봉을 줄 수 있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능력 있는 교사들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줄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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