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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올림피아드 중등부 금상 이동현군
설경.
2008. 11. 7. 17:25
[중앙일보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얼마 전 국제 천문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천문올림피아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08 한국 천문 올림피아드 중등 1부에서 금상을 받은 이동현(13신서중1)군이 우주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군의 공부방에 걸린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복잡한 수식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존 내시처럼 새로운 것 은 항상 철저하게 메모하는 이군은 한국영재학교 입학을 앞두고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인터넷 검색을 하다 천문올림피아드에 대해 알게 됐고 곧바로 참가신청을 했죠.”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했지만 올림피아드 준비를 하면 서 어려움이 많았다. “천문학은 매우 어려운 학문이에요. '행성의 이름이나 밤하늘 별자리에 얽힌 신화 정도를 물어보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답니다.” 그는 “천문올림피아드는 고등학교 수준 이상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군은 우주와 천체에 관한 입문 서적을 읽으면서 기초부터 확실히 다 지기로 결심했다. 무턱대고 문제부터 풀면 너무 어려워 좌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주로의 여행』, 『뉴튼 하이라이트』같은 책은 천문학 상식을 넓혀주고 다방면으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게 도와줬다. 책을 읽으면서 이군은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현재의 우주가 지금과 같은 팽창을 계속하면 결국에는 지구가 없어진다는 것. “전혀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자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지구가 우주에서 사라지는 정확한 시점이 궁금해진 그는 부지런히 전문서적을 뒤져가며 공부를 시작했단다.
그는 “천문대에 자주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낫다. 책에서 만 봤던 별이나 행성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나면 형상이나 특징을 훨씬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이군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는 멘델이다. 수도사였던 멘델은 과학에 관심이 많아 생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지만 생물학의 전신인 박물학 시험에서 빵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계속 연구에 전념해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멘델의 성실함과 인내를 본받고 싶다는 이군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책을 읽고 숙제를 할 만큼 노력파다.
“밝혀진 것보다 아직 밝혀내야 할 것이 더 많은 세계라는 점이 우주의 매력이잖아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는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아무리 공부를 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요.”
사진_프리미엄 최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