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아이디어 제시/현실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제시하라
[한겨레]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9. 아이디어 제시
◎ 기출문제 유형 1 / 성신여대 2008학년도 모의 [난이도 수준-중2~고1]
[문제 1]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어떤 좋은 생각(idea)을 떠올린 다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나 원인 등을 설명하시오.
[문제 2] 위의 생각(idea)을 실현하기 위한 개인적 차원의 계획이나 방안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
[문제 3] 위의 생각(idea)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혹은 사회적 차원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공감하여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시오.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제6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포함한 7대 본상 가운데 하나다. 배우 강수연이 1987년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세계 3대 영화제(칸·베니스·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20년 만이다. 동시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배우로, 2004년 홍콩의 장만위(클린) 이후 두 번째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또한 처음 발을 담근 세계 영화제에서 명실공히 월드스타로 등극하게 됐다.
여우주연상 수상은 전도연은 물론, 이창동 감독에게도 의미가 있다. <오아시스>로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이후 <밀양>으로 다시금 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중략)
3대 영화제 수상은 빙하기의 한국영화계에 오랜만에 찾아든 햇살과 같다. 스크린쿼터 축소, 수출 급감, 개봉작 잇단 실패 등 우울한 소식만 거듭되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희소식은 할리우드 영화의 잇단 공세 속에 23일 극장에 걸린 <밀양>의 흥행 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2007년 5월28일
◎ 해결 전략
이 논제는 성신여대에서 2008학년도 논술고사에서 채택했던 진단처방 유형의 논제이다. 2009학년도 논술고사에서는 일반적인 논술고사 유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2009학년도 모의고사 유형을 참고해야 한다.
잠깐 시도됐던 논술고사 유형이지만, 이 문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산출해내는 연습문제로서 의미가 있다.
답안을 구상할 때는 일반적인 논술 문제와는 다른 각도에서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 대부분의 논제에서 제시문이 내용 이해 및 답안 작성의 참고자료로 주어지는 데 비해, 이 문제에서 제시문은 단지 문제 진단을 위한 소재로서 주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제시문과 연관하여 논의할 수 있는 다양한 현실 문제를 추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논제 해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문제 1]을 평가하는 주된 요소는 ‘이 소재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이다. 답안 작성 과정에서 주어진 기사는 사회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를 떠올리는 출발점이 된다.
모의논술고사 실시 이후 대학 쪽에서는 논제에 대한 설명과 아울러 관련 아이디어 사례를 몇 가지 제시했다. 우리 영화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좋은 연기자 양성, 한국적 색채를 담으면서도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시나리오의 확보, 이 영화제를 기회로 우리나라의 전통 복식을 알릴 수 있도록 여배우의 의상을 교체하는 문제 등이다.
논제 특성에 비춰볼 때 기사에서 이미 다룬 사안인 ‘스크린쿼터 축소’ 관련 논의는 창의성이 부족한 답안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문제 2]와 [문제 3]은 [문제 1]에 연결된 것으로, 개인적 실천 사항 및 사회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 자료 검색
칸 영화제는 칸에 있는 페스티발 성이라는 건물을 본부로 하는데, 이 건물 중앙에는 칸 영화제의 메인 상영공간인 ‘뤼미에르 대극장’이 있다. 객석 2100석의 이 극장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경쟁부문 본선에 오른 영화들이 매일 2편씩 상영된다. 한편 객석 750석의 클로드 드뷔시 극장에서는 비경쟁인 주목할 만한 부문 영화들이 소개된다. 칸 영화제에서는 대상인 황금종려상 외에,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상, 기술상, 최우수 단편영화상, 신인감독특별상 등이 수여되며, 해마다 심사위원들이 여러 이름을 붙인 특별상들을 제정하여 무명의 감독들을 발굴한다. 이 영화제를 통해 비토리오 데 시카, 오슨 웰스, 페데리코 펠리니, 클로드 를르슈, 마틴 스코세이지 등 유명 감독들의 영화가 소개되었다. 1960년부터는 다른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여러 감독과 배급사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좋은 영화를 발굴하는 영화시장이 함께 열리고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932년 출범 당시에는 공식적인 경쟁 영화제는 아니었으나 1938년부터 경쟁 영화제의 형태로 바뀌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1943년부터 45년 사이에는 개최되지 않았으나 1946년 새롭게 시작했으며 1969년부터는 비경쟁으로 바뀌었다가 1981년부터 최우수 작품상 등 부문상을 다시 만들고 경쟁 영화제로 개편되었다.
이 영화제의 행사는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으로 나뉜다. 경쟁부문에서는 장편영화와 단편영화를 구분하며, 비경쟁부문에서는 새로운 영화제작 경향의 영화, 창작성을 갖춘 영화, 새로운 영상언어를 갖춘 영화 등을 구분하여 소개한다. 경쟁부문에서는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우수 시나리오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신인배우상, 이탈리아 상원 수여 금메달이 수여되고,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은사자상, 특별상, 처녀작 베네치아 상이 수여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 관점 넓히기
한국 현대사와 영화적 상상력
한국 영화는 최근 놀라울 정도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방화는 실패한다는 등식이 깨진 지 오래다. 잘 만든 한국 영화는 1천만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우리 영화의 이런 수직 성장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했다. 시각세대의 폭발적 증가와 이들 세대의 감성을 꿰뚫는 영화 제작자들의 높아진 역량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국 영화 1천만 시대’를 설명할 수 없다. 그 도약은 ‘역사’라는 소재와 ‘표현의 자유’ 신장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한국영화가 시각세대의 울타리를 넘어선 것은 그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와 맞닿아 있는 현대사를, 그것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다룰 때였다. ‘1천만 시대’를 처음 연 <실미도>가 그렇고, 관객 최다동원 기록을 곧이어 돌파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렇다. 광주항쟁을 처음으로 정면으로 다룬 <꽃잎>이나, 전태일 분신자살 사건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도 마찬가지다. 이들 영화는 한결같이 아픈 현대사를 다루면서 예술적 감동과 간접적 역사체험이라는 두 기회를 한꺼번에 선사하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외아들 박지만씨가 ‘10·26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한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의 우려와 인격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행동은 한국 영화를 박정희 시대에 가둬 두려는 것 같아 안쓰럽다. 지금은 모든 사회적 금기가 작품의 소재로 다루어지는 열린문화의 시대다. 박씨는 이 영화가 블랙코미디로 만들어져 숨진 사람들을 희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소의 과장이나 왜곡은 영화적 표현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다. 게다가 아픈 현대사는 우리 영화를 성장시키는 큰 자산이자 원동력 아닌가. 가처분 신청은 오래 전에 지나간 아버지 시대의 잣대다.
<한겨레>, 2005년 1월11일치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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