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서울대, 2010학년도 입시안 확정

설경. 2008. 11. 15. 16:32

서울대가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정시 2단계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를 폐지하는 대신 수능 성적 20%를 반영하기로 했다. 수험생들과 입시전문학원 사이에서 속칭 '제로베이스'로 통하는 제도가 폐지되는 것이다.

또 정시모집 인문계열에서는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 수능 비중이 한층 강화돼 수능 성적이 뛰어난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0학년도 입시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수능 제로베이스 시스템'은 서울대가 2008학년도부터 도입한 것으로, 2단계로 이루어지는 정시전형 중 1단계에서는 수능 점수를 100% 반영해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수능 점수를 반영하지 않은 채 전형요소로 학생부ㆍ면접ㆍ논술 성적만 반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공교육을 우선시했던 정운찬 전 총장 때 마련됐던 제도로, 당시 서울대 측은 "수능을 사실상 자격고사화해 '성적 줄세우기'를 막아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제로베이스' 영향으로 2008학년도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능 전 영역 1등급 학생(289명)의 반 이상(149명)이 불합격하면서 교내에서 "우수한 특목고 학생을 모두 연세대ㆍ고려대에 빼앗긴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2009학년도 입시안을 두고 수능 성적만으로 100%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으나 교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의가 백지화됐다.

이번 2010학년도 입시안 확정에 따라 앞으로 서울대는 정시모집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1단계에서 수능 성적으로 2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 전형에서는 학생부(교과 40%, 비교과 10%)와 수능(20%), 논술(30%)로 최종 합격자를 선정한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자연계열 수학 과목 이수를 권장하기 위해 2010학년도 정시모집 인문계열에서 수리 '가'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연구교수는 "통상 수리 '가'형 응시자와 '나'형 응시자 간 최소 50점에서 145점까지의 표준점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데 인문계열에서 '가'형에 응시한 수험생의 경우 5점 정도의 가점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는 특목고 동일계특별전형과 정시모집에서 새로운 교과평가 방안을 도입하는 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동일계특별전형이 실시될 경우 그 적용 범위에 따라 2010학년도부터 시행할 수 있으며, 새로운 교과평가 방안을 적용할 경우에는 2011학년도부터 적용한다고 서울대는 밝혔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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