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교과서 뒤집어읽기]모성은 여성에게 굴레인가 희망인가
설경.
2008. 11. 1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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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돈 버는 아빠-아이 키우는 엄마’
모성은 여성에게 굴레인가 희망인가
○ 생각의 시작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여자아이가 엄마의 부재를 확인한 뒤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없으면 집이 텅 빈 것 같다. 집은 엄마다.”
최근 한 아파트 광고의 내용이다. 이 광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맞벌이 엄마’들에게 진정한 모성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직장 때문에 늘 바쁜 엄마를 바라보며 자녀는 모성을 어떻게 학습하고 기억할까? 현대사회에서 모성이란 과연 무슨 의미일까?
정인보의 ‘자모사’는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한 시조다. 이 시조는 한국의 전통적인 어머니상(像)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문학엔 ‘희생적 모성성’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 무수히 많다.
○ 뒤집어 보자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어머니는 한 인간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포기하고 오로지 자식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아간다. 이런 ‘희생적 모성성’은 주로 작품에 등장하는 아들(남성 화자)의 눈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된다.
작품 속 아들들은 어머니의 희생적 삶 속에서 ‘존재의 고향-신화의 영토’를 발견하고 ‘여성은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을 재확인한다.
모성성은 생물학적 필연이 아니라 여성에게 부과된 사회적 산물이다. ‘모성’이란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서 여성은 사회의 주체가 아닌 ‘집’이라는 사적 공간에 머무르는 존재로 활동영역에 제한을 받게 됐다. 모성성은 성별 노동 분업이나 사회 전반의 사회구조, 무의식에 이르기까지 가부장적 사회관계를 유지, 보장하는 이데올로기로서의 기능을 하게 됐다.
○ 한 번 더 뒤집어 보자
모성성은 단순히 순종 기다림 희생 수동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의 불모성과 싸우는 강력한 힘으로 규정될 수 있다. 진정한 모성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타자화된 모성이 아니라 ‘모성의 확장’이 필요하다.
내 아들 딸의 눈물만 닦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의 아픔을 보듬는 모성이야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모성인 것이다. 우리는 이기적인 가족주의 세계에 갇힌 모성이 아닌 생명 창조의 근원으로서의 모성을 회복해야 한다.
김수영 청솔 아우름 통합논술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