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사설,칼럼)

'멧돼지 사냥' 거친 비난속 유시민의 '짭짤한' 인지도 상승

설경. 2007. 8. 28. 00:10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예비주자 경선에 나서 있는 유시민 의원이 특전사 대원들을 동원해 멧돼지를 사냥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켜 주말 내내 화제가 됐다.

△대운하가 동화면 멧돼지 사냥은 전설의 고향?

유시민 의원은 25일 광주 5.18 민주묘지 추모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힘들고 지칠 때 동화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미소도 지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효과는 있지만 결국은 동화여서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이 제시한 “특전사 대원들을 동원해 농작물을 파헤치는 멧돼지를 잡겠다는 공약은 당사자들로서는 생계와 생명이 위협받는 심각한 문제인데 도시의 언론인에게는 에피소드로 보인다면 슬픈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멧돼지 공약>은 중대한 국가과제라 생각해 1년간의 법률 검토 끝에 내놓은 진지한 공약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대해 한반도 대운하가 동화 같은 이야기이면 장군과 병사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멧돼지 잡는 공약이야말로 겨울날 화롯불 곁에서 듣던 할아버지 옛날이야기 같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유시민 의원이 아주 진지한 공약이라고 하는데 멧돼지들이야말로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동물보호단체도 마찬가지. 생태계가 깨어져 멧돼지의 개체수가 늘고 피해도 늘어가는 것이니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큰 차원에서의 대책을 마련해야지 산짐승이 못 살게 된 자연환경은 그냥 두고 산짐승만 때려잡으면 되냐며 발상에서 폭력성이 느껴진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부 네티즌은 유시민 장관이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방영된 TV 프로그램에서 산골 마을 할머니를 만나 할머니가 멧돼지 때문에 너무 고생하니 꼭 좀 잡아달라고 부탁하자 유시민 장관이 꼭 잡아드리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을 찾아내 인터넷에 올린 뒤 산골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는 진지하고 감동적인 장면으로 소개하며 옹호에 나섰다.

멧돼지 피해액은 년간 35억원 정도, 지난해 전국 15개 시.도에서 허가를 받고 포획한 멧돼지는 3천780마리, 올해도 49개 시.군에서 멧돼지를 잡게 해달라고 신청한 상태이다.

어쨌거나 유시민 의원은 멧돼지로 산골 마을 표를 얻고 있고 대중목욕탕, 안마치료실을 갖춘 장애인스포츠타운 건립 공약으로 장애인의 관심을 끄는 등 비난과 조소에 관계없이 짭짤한 인지도 상승효과를 거두고 있는 중이다.

△추석 맞는 이랜드 사태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

홈에버 사태가 장기화되고 민주노총이 아예 추석 연휴 시즌을 홈에버와 뉴코아 등 이랜드 매장에 대한 집중타격기간으로 정해 고강도 투쟁을 벌이겠다고 나서 유통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일단 수도권 매장들은 철저히 봉쇄하고 다른 지역 매장들에 대해서는 산발적인 매장봉쇄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추석 전후로 해서 홈에버의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추산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난해 뉴코아 강남점만 놓고 보면 추석 쇼핑이 시작되는 추석연휴 전 두 주 동안의 매출이 75억원 정도였다고 한다. 여기에 33개의 홈에버와 17개의 뉴코아 매장이 입을 손실을 모두 합친다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이 봉쇄되는 곳은 물론이고 불매운동도 번지고 있고, 이런 일들과 마주치기 싫어 이랜드 관련 매장을 미리 기피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어 이랜드로서는 9월이 최대의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주광역시의 경우 광주시 북구 유동에 홈에버 광주점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개점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내심 긴장하고 있던 이마트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유통업체들은 홈에버 광주점이 시장 판도를 얼마나 바꾸게 될지는 몰라도 일단 추석명절은 아무 탈(?)없이 지나가는 것이 분명해지자 은근히 반갑기는 하나 표정관리는 그럭저럭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랜드 측에서는 입점 매장주들과 협력업체들이 나서서 민주노총의 개입이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으나 민주노총은 이랜드와 민주노총 둘 중 하나가 사라진다는 각오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추석을 계기로 이랜드 사태는 자칫 더 악화될까 염려되는 상황이다.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sniper@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