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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의 유학상담] 대학 졸업 후 사회경험 쌓은 학생 선호

설경. 2008. 3. 10. 18:33
Q 장래에 미국의 금융계통에서 일하고 싶은 학생입니다. 대학 학부 전공이 경제학이나 경영학이어야 금융권에 취업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학부 졸업 후에 비즈니스 스쿨에 가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A 미국 대학생들에게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시티뱅크 같은 세계적인 금융 회사는 매우 인기가 높다. 일반적으로 좋은 금융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학부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학부 출신이 아니라도, 세계적인 금융기업에 취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희주의 경우 학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희주는 학부 때 중국어를 배웠고, 정치, 경제, 동아시아의 문화 등 다양한 인문사회적인 지식을 쌓았다. 희주는 학부 졸업 후 세계적인 금융 기업에 취업했다. 미국 사회는 인문학(Liberal Art)을 중시하는 풍토가 있다. 미국 기업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적인 기초가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지향점은 우리 못지않게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목표에 이르는 과정은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곳이 미국이란 사회다.

학부 졸업 후의 진로 또한 다양하다. 한 해 동안 아시아 전역을 여행하는 계획을 세우는 학생도 있고, 자신의 진로와 상관없는 단체에서 일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일대학을 졸업한 애린이는 한국여성문제 연구소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애린이는 이곳에서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여성문제에 대해서 연구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툭툭 털고 다시 책을 펴서 비즈니스 스쿨, 로스쿨에 진학하는 게 전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이들을 받아들이는 대학원 역시 대학 졸업하고 곧장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보다는 사회경험을 쌓은 학생을 선호한다. MBA코스에서는 아예 입학 자격을 '취업 경력 3년 이상'으로 명문화시키기도 한다. 세상 공부를 하고 오라는 소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미국 학생은 학부 이후 사회에 자리 잡기까지의 이러한 과정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부모의 기대가 지극히 규격화돼 있는 한국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적다. 학생의 관점에서 아무리 열심히 했다 해도 사람을 고용할 기업체가 봤을 때 '쓸모없다. 원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정하면 그만이다. 유학을 떠났으면 미국 사회나 세계적인 기업들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늘 염두에 두고 자신의 경쟁력을 길러나가야 한다.



[박영준 서울 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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