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3월 전국학력평가 가채점 해보니…

설경. 2008. 3. 24. 12:25
[중앙일보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지난 12일 치러진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가채점 결과 수리 나형의 1등급 원점수가 가장 낮아 학생들에게 제일 힘든 과목으로 인식됐다. 청솔학원 재원생 7500명의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했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실제 채점결과는 수리, 외국어 영역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음을 보여준다.

만점자 표준점수, 수리나형 169점,언어 133점

가채점 결과를 살펴보면 1등급 원점수는 언어 영역이 93점으로 가장 높았고 수리 가형 88점, 외국어 87점, 수리 나형 72점 순이었다.

이에 따라 만점자 표준점수는 수리 나형이 169점, 수리 가형 153점, 외국어 152점 등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언어는 133점으로 점수차가 큰 폭으로 벌어져 향후 모의고사에서 난이도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수험생 조혜정(18)양은 "수리는 말할 것도 없고, 외국어영역에서 평소보다 10점이나 떨어졌다"며 "평소 외국어 영역에 자신 있던 친구들도 이번 시험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영어 과목에서 평소보다 30점 이상 떨어졌다는 김아름(18)양은 "어려웠던 문제에 배점이 높아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며 "시험 끝나고 울음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다"고 말했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강사들도 반응은 마찬가지. 온라인 교육기관인 비타에듀의 이충권 외국어영역 강사는 "단어와 해당 문장들이 어려웠던 것은 아니나 교묘한 방법으로 오답에 접근하게 하는 함정이 많았다"며 "특히 작문과 독해문제들도 단순히 읽고 해석하는 것만이 아닌 한 문장 한 문장 따지고 제외시켜가며 답을 찾아야 하는 문항이 많아 학생들이 시간부족과 함께 문제해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리영역 오형철 강사도 "새로운 유형이 다수 출제되면서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지난 수능보다 어려웠다"며 "이번 시험 결과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이를 통해 현재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2009학년도 수능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수리, 외국어 고난도 문제풀이로 응용력 높여야

보통 지난해와 비교해 난이도를 조절하는 수능 출제경향으로 미루어 올 수능에서도 수리와 외국어 영역은 이번 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9학년도 수능에서는 등급제 폐지로 인해 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고난도 문항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문항이 적어도 3~4문항 정도는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웨이 중앙교육의 수리영역 태홍식 수석 연구원은 "평상시에 중간 정도의 난도를 가진 문항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를 다짐과 동시에 고난도 문항을 자주 풀면서 응용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는 내용은 단순히 암기일 뿐 살아 있는 지식이 아닌 경우가 많다. 공식과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해를 묻는 질문에 답을 못할 때가 있다는 것.

이는 수학적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부터 자신이 틀린 문제를 꼼꼼하게 정리해 오답노트를 만들고 개념이해를 위한 문제풀이도 반드시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1학기가 가기 전에 '10-가·나'를 확실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능에 자주 출제됐던 단원과 공식, 개념 위주로 정리한다.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인터넷 강의 등을 이용해 주말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국어 영역도 마찬가지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3~5개의 고난도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어 영역에서 고난도 문제는 거의 유형화 돼있다.

듣기 영역에서는 지불해야 할 금액이나 걸리는 시간 등의 계산문제와 대화의 내용과의 일치 여부 판단, 마지막 말에 이어질 응답 추론 문제 등이다. 또 읽고 푸는 문제에서는 빈칸에 적합한 어휘 추론, 어휘 및 문법, 단락의 순서 배열 등이 이에 속한다.

 그 외에 고난도의 장문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충권 강사는 "장문 문제는 해마다 유형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만큼 지문의 길이가 길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지칭 추론과 빈 칸 추론 문제가 자주 출제되고 있어 문맥을 통해 지시 대상을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직접 빈 칸을 비워 놓고 문장을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웨이 중앙교육의 외국어영역 조헌섭 수석 연구원은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문항이 늘고 있다"며 "평소에 인문·예술·철학·역사 등 다양한 장르의 지문을 접해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김지혁 기자 < mytfact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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