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과정보

한양대,글로벌 리더십 과목 개설…기업 원하는 인재 양성

설경. 2008. 4. 5. 12:41


송영수 한양대 리더십센터장
"독일인은 술을 마실 때 절대 술잔을 돌리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술을 따라주고 권하는 일도 거의 없죠."

"중국인은 손님을 초청했을 때 술을 많이 마시도록 권하며 손님이 술을 피하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받아들입니다."

한양대가 전교생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교양필수(2학점)로 개설한 '글로벌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HELPㆍHanyang Essential Leadership Plus)'이 화제를 낳고 있다.

한양대는 지난해 1학기 신입생 3354명 전원을 대상으로 'HELP 1단계'를 시작한 뒤 올해는 1ㆍ2학년 7400여 명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 강좌를 개발한 송영수 한양대 리더십센터장(교육공학과 교수)은 지난 2일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 가치관 정립, 글로벌 매너, 의사소통 방법 등 핵심 개념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한 최초 리더십 교육"이라며 "학생 수요자인 기업이 정말 원하는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하는 모든 요건을 빠짐없이 강의에 담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2006년 한양대로 옮기기 전까지 삼성그룹 인력개발원에 20여 년간 몸담으며 수많은 '삼성인'을 길러냈다. 그래서 기업이 원하는 리더십 인재상을 누구보다 잘 꿰뚫어 보는 그는 "리더십은 어쩌다 한 번 하는 강의나 이벤트로는 절대 길러지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양대가 국내 최초로 입학부터 4년간 'HELP 1~4단계'를 매 학년 2학점 정규필수과목(총 8학점)으로 편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HELP 각 단계는 총 16강좌의 온라인 동영상으로 꾸며지는데 올해 2학년 학생에게 처음 선보인 2단계에는 글로벌 경영ㆍ경제 이슈는 물론 해외 각국 글로벌 테이블 매너, 프레젠테이션 기술 등 세계인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테마가 총망라됐다. 3단계에서는 시장경제원리, 4단계에는 영문 이력서 쓰는 법부터 면접 보는 법까지 편성해 졸업을 앞둔 4학년생을 최대한 배려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송 교수는 "실용적인 프로그램 구성을 위해 모든 내용은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 인재개발 담당자들에게 직접 감수까지 받았다"며 "특히 일방적인 강의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에 직접 참여해 친근하게 배워가는 강좌로 구성해 참여도를 최대한 높였다"고 말했다.

강의에 대한 반응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신입생 중 93%가 1단계를 수료했고 다른 대학들에서 한양대 리더십 강좌를 묻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

그래서 그는 올해부터 외부 리더십 전문기관과 손잡고 HELP 프로그램을 더욱 확산시킬 계획이다. 당장 육사리더십센터, 국방대학원 리더십센터와 프로그램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4년 동안 리더십의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가 꼭 갖춰야 할 전체적인 밑그림을 최대한 빨리 보고 호기심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도 대학 때부터 차근차근 리더십을 준비한 인재를 당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준모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