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실생활 체험학습이 가장 확실해요"
조선일보와 ㈜맛있는공부가 지난 3월 16일 공동주최한 '제3회 외고 대비 전국 학력평가' 성적이 지난 10일 발표됐다. 고득점의 관건은 뭐니뭐니해도 영어였다. 영어 듣기는 전년도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고, 독해 지문은 길어져 전국 석차를 가리는 중요 변수가 됐다. 배재중 3학년 오자훈군은 서울권에서, 청솔중 3학년 이세원양은 경기권에서 나란히 최고 점수를 받았다.
서울권 최고득점자 오자훈군(배재중 3학년)
오자훈군이 외고 도전을 생각한 것은 불과 몇 달 전이다. 공직에 계신 아버지가 해외파견 근무를 떠나면서 온 가족이 태국에서 3년간 살다가 지난 2월 귀국한 뒤 외고의 '존재'를 알았다. 오군은 "장래희망인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고보다는 외고가 더 나을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외고 시험을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태국에 가기 전 오군은 '영어와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다. 영어 학습지만 했을 뿐 학원 한 번 다니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는 한국인이 없는 현지 국제학교에 입학하길 권했다. 그가 다닌 NIST 국제학교는 태국에서도 수재들이 많이 다녔다. 당연히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돌파구를 영어에서 찾았다. 수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했고, 방과후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원서를 읽었다. 취약한 쓰기와 말하기는 가정교사를 통해 교정했다. 그렇게 1년을 하자 영어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성적도 크게 올랐다. '우(優)반'에 속해 심화문제도 많이 풀었다.
그렇다고 오군이 한국어 공부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제2외국어 정규 수업 시간에 한국어를 택해 하루 1시간씩 한국어 교사로부터 수업을 들었다.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오군은 "평생 외국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돌아올 것을 대비해 국어공부를 열심히 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적극 이용하는 편이다. 우선 외고 관련된 정보는 학원을 통해 해결한다. 1주일에 2번씩 학원에 가서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입시 경향 소식도 듣는다. 친구들과의 그룹 스터디 모임은 오군의 가장 큰 걱정인 내신 관리를 위한 것이다. 방과후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과 모여 인근 시립도서관에서 내신 정보를 공유한다.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물어보기도 하고, 행여 수업시간에 놓친 내용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사회, 과학 등 암기 과목은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한테 많이 의지한다.
오군은 현재 대원외고를 꿈꾼다. 태국에서 3년간 살았던 것을 바탕으로 특례입학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내신이 걱정이다. 중2 때까지 내신 성적이 없기 때문에 다음달 초 시작되는 중간고사에 사활을 걸 각오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 선생님 말씀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적고, 집에 와서 이해가 될 때까지 읽고 있어요." 오군은 "예상문제를 직접 만들어, 반복적으로 풀면서 학습한다"고 했다.
경기권 최고득점자 이세원양(청솔중 3학년)
이세원양 역시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다. 교환교수로 발령이 난 아버지를 따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초등 4학년부터 3년간 살았다. 현지 국립초등학교를 다닌 그녀는 학교 수업 외에 미국에서 특별히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억지로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상 앞에 앉는 대신 방학마다 캠프에 참가하거나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양은 "학습 속도는 느리더라도 실생활에서 체험하면서 영어를 익히려 노력했다"며 "그래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양 주변에는 온통 선생님이다. 아빠, 엄마, 오빠를 이르는 말이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이양은 가족의 힘을 빌린다. 이공계 교수인 아버지에게 과학을, 서울대 전자과에 다니는 오빠에게 수학을, 엄마에게 영어문제를 물어본다.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과정에 오류가 없었는지를 놓고 가족간 열띤 토론도 한다. 어려운 문제를 놓고 누가 먼저 푸는지 가끔 내기도 한다.
외고 준비는 중2 겨울방학부터 했다. 용인외고를 목표로 현재 외고 대비 전문학원을 다니며 전략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이양의 내신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내신 성적의 부족한 부분을 학력평가에서 만회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고 있다. 이양은 반에서 2~3등, 전교에서는 10~15등이다. 그녀는 "영어를 더 열심히 해서 영어 점수를 높여 외고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자주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영어 감(感)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미국 드라마 보기'다. 이양은 '프렌즈' 같은 시트콤을 한글 자막 없이 본다. 영어 자막을 깔고 볼 때도 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빠른 속도로 말을 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고 바로 영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빠른 대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중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듣고 또 들으며 해석한다. 이양은 영어 책도 굉장히 빨리 읽는 편이다. 속독을 익히기 위해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을 원서로 읽었다. 시간을 체크하며 지금도 긴 영어 독해 지문이나 원서를 빨리 읽는 연습을 한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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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맛있는공부가 지난 3월 16일 공동주최한 '제3회 외고 대비 전국 학력평가' 성적이 지난 10일 발표됐다. 고득점의 관건은 뭐니뭐니해도 영어였다. 영어 듣기는 전년도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고, 독해 지문은 길어져 전국 석차를 가리는 중요 변수가 됐다. 배재중 3학년 오자훈군은 서울권에서, 청솔중 3학년 이세원양은 경기권에서 나란히 최고 점수를 받았다.
서울권 최고득점자 오자훈군(배재중 3학년)
↑ 배재중 3학년 오자훈군 청솔중 3학년 이세원양. 사진=이경호 기자 ho@chosun.com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태국에 가기 전 오군은 '영어와는 담을 쌓은 학생'이었다. 영어 학습지만 했을 뿐 학원 한 번 다니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는 한국인이 없는 현지 국제학교에 입학하길 권했다. 그가 다닌 NIST 국제학교는 태국에서도 수재들이 많이 다녔다. 당연히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돌파구를 영어에서 찾았다. 수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했고, 방과후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원서를 읽었다. 취약한 쓰기와 말하기는 가정교사를 통해 교정했다. 그렇게 1년을 하자 영어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성적도 크게 올랐다. '우(優)반'에 속해 심화문제도 많이 풀었다.
그렇다고 오군이 한국어 공부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제2외국어 정규 수업 시간에 한국어를 택해 하루 1시간씩 한국어 교사로부터 수업을 들었다. 덕분에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오군은 "평생 외국에서 살 것이 아니라면 돌아올 것을 대비해 국어공부를 열심히 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적극 이용하는 편이다. 우선 외고 관련된 정보는 학원을 통해 해결한다. 1주일에 2번씩 학원에 가서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입시 경향 소식도 듣는다. 친구들과의 그룹 스터디 모임은 오군의 가장 큰 걱정인 내신 관리를 위한 것이다. 방과후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과 모여 인근 시립도서관에서 내신 정보를 공유한다.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물어보기도 하고, 행여 수업시간에 놓친 내용이 없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사회, 과학 등 암기 과목은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한테 많이 의지한다.
오군은 현재 대원외고를 꿈꾼다. 태국에서 3년간 살았던 것을 바탕으로 특례입학 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내신이 걱정이다. 중2 때까지 내신 성적이 없기 때문에 다음달 초 시작되는 중간고사에 사활을 걸 각오다. "수업 시간에 집중해 선생님 말씀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적고, 집에 와서 이해가 될 때까지 읽고 있어요." 오군은 "예상문제를 직접 만들어, 반복적으로 풀면서 학습한다"고 했다.
경기권 최고득점자 이세원양(청솔중 3학년)
이세원양 역시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다. 교환교수로 발령이 난 아버지를 따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초등 4학년부터 3년간 살았다. 현지 국립초등학교를 다닌 그녀는 학교 수업 외에 미국에서 특별히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 영어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억지로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책상 앞에 앉는 대신 방학마다 캠프에 참가하거나 여행을 많이 다녔다. 이양은 "학습 속도는 느리더라도 실생활에서 체험하면서 영어를 익히려 노력했다"며 "그래야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양 주변에는 온통 선생님이다. 아빠, 엄마, 오빠를 이르는 말이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이양은 가족의 힘을 빌린다. 이공계 교수인 아버지에게 과학을, 서울대 전자과에 다니는 오빠에게 수학을, 엄마에게 영어문제를 물어본다. 틀린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과정에 오류가 없었는지를 놓고 가족간 열띤 토론도 한다. 어려운 문제를 놓고 누가 먼저 푸는지 가끔 내기도 한다.
외고 준비는 중2 겨울방학부터 했다. 용인외고를 목표로 현재 외고 대비 전문학원을 다니며 전략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이양의 내신성적은 그리 뛰어나지 않다. 내신 성적의 부족한 부분을 학력평가에서 만회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풀고 있다. 이양은 반에서 2~3등, 전교에서는 10~15등이다. 그녀는 "영어를 더 열심히 해서 영어 점수를 높여 외고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영어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자주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영어 감(感)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미국 드라마 보기'다. 이양은 '프렌즈' 같은 시트콤을 한글 자막 없이 본다. 영어 자막을 깔고 볼 때도 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빠른 속도로 말을 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고 바로 영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빠른 대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중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듣고 또 들으며 해석한다. 이양은 영어 책도 굉장히 빨리 읽는 편이다. 속독을 익히기 위해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을 원서로 읽었다. 시간을 체크하며 지금도 긴 영어 독해 지문이나 원서를 빨리 읽는 연습을 한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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