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 유치 쉽지 않아… 정부의 개방적 태도 필요
해외대학의 국내분교 1호는 전남 광양의 월드마린센터에 들어선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STC-R)이다. 로테르담에 본교가 있는 이 대학은 지난 1월 21일 한국정부로부터 최종인가를 받아 지난 2월 석사과정 신입생을 뽑았다.
■한국 분교 1호,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신입생은 모두 18명으로 한국인이 10명이다. 당초 외국인 19명과 한국인 29명 등 48명이 지원, 경쟁률이 2대1을 넘었고 한다. 외국인 학생들은 모두 외국 항만공사의 터미널 운영부장이나 물류전문가들이다. 지원 자격을 해운물류 관련 전공 또는 실무 분야에서 관련 분야 2년 이상 경력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입학관리를 맡은 김성준 교수(42)는 "한국 학생 10명 중에는 광양시 공무원과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위탁교육을 의뢰받은 이도 있다"며 "영어능력, 대학원 수학능력(관련분야 전문지식), 지원동기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학원은 2년 과정에 한 학기에 3~4개 과목을 14~16주 정도 소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대학원 과정은 수업 1년, 논문작성에 4개월이 주어진다. 따라서 과목에 따라 한 과목을 2주 내지 4주간 매주 6시간씩 주 5일 수업으로 진행한다.
부산항만공사
에 재직 중인 신입생 강성민(36)씨는 "네덜란드 본교와 똑같은 수업환경에서 똑같은 강도의 수업이 진행된다"며 "격주로 시험을 치고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만큼 국내대학의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체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강의, 현장실습, 시뮬레이터 실습, 발표, 과제 수행 등을 포함해 수업 60학점(1학점은 유럽연합의 학점 계산방식에 따라 28시간 수업을 의미)과 논문작성 21학점 등 모두 81학점을 따야 한다. 한국에 상주하는 교수는 2명. 개설되는 과목에 따라 네덜란드에서 교수들이 내한해 직접 강의한다.
김 교수는 "직장에서 위탁교육을 받은 이는 소속 회사로 복귀할 테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졸업 후 해외유학, 해운중계업, 외국계 물류기업 취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향후 수요가 생긴다면 학부 과정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석사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모리스 얀센 수석은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해양물류산업에서 한국의 앞날이 매우 밝기 때문에 한국 분교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조선 1위, 해운 8위 등 해양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고 중국 시장과 가깝고 유럽과 미국을 잇는 중간 지점, 육로로 러시아를 통해 유럽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2호 분교 타진 중인 대학들
해외대학 한국분교 2호는 핀란드 '헬싱키 경제대'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타진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헬싱키 경제대 총장(에로 카사넨)이 방한, 제주 서귀포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는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100명을 정원으로 국제경영, 디자인경영, 해외마케팅, 바이오경영 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 4월 17일 기자회견을 자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인천분교는 송도 5·7공구 연세대 부지에 들어서며, 연대와 건물을 공동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분교는 미국 현지 대학과 수업 내용이 동일하고 졸업생에게는 미국 본교의 인증서가 수여된다.
그러나 해외대학 유치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동안 각 대학과 지자체가 해외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땀을 흘렸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
제주도는 지난 2004년 8월 미국 조지워싱턴대측과 협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까지 유치협상을 벌였었다. 도측은 유치가 성사되면 남제주군 대정읍 도유지 일부를 떼내 무상임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지워싱턴대측은 부지 무상임대에다 학교건물 설립까지 요구, 유치를 포기했다.
제주도는 또 러시아 모스코바 국립해 분교설립을 추진했지만 '수입료 수익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에 무산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해외대학들이 한국에 분교를 설치하더라도 벌어들인 수업료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없도록 한 국내규정과 일정한 교지(校地)와 교사(校舍)를 갖춰야 한다는 점도 해외대학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얀센 수석은 "로테르담에서 교육 기자재를 들여올 때 관세를 내야 했고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가받는 과정에서도 어려운 행정절차를 따라야 했다"며 한국정부의 개방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또 "우리의 원칙은 한국에서 교육비를 받아 한국 국민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로테르담의 본교에서 지출한 비용을 한국에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유명대학 유치 사례_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
그러나 규제를 완화시킨 니라들에선 한국과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바이는 '비즈니스 허브'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백화점식 대학타운인 '지식촌'을 건설, 20여 해외 유명대학을 유치했다. 물론 토지무상제공, 과실송금 허용, 학교 소유권 100% 인정, 세금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됐다.
싱가포르
역시 같은 조건으로 스탠포드, MIT, 런던대 등 35개 유명대학을 유치했다. 중국 도 영리법인 허용 등 유치전을 펴 장쑤성에 20여 개를 비롯해 100개 이상의 사립학교와 유명대학이 진출해 있다.
전경련 이병욱 상무는 " 두바이 , 싱가포르 등은 적극적인 교육개방과 해외대학 분교 유치를 통해 자국 내 우수학생의 해외유출을 막고,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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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의 국내분교 1호는 전남 광양의 월드마린센터에 들어선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STC-R)이다. 로테르담에 본교가 있는 이 대학은 지난 1월 21일 한국정부로부터 최종인가를 받아 지난 2월 석사과정 신입생을 뽑았다.
■한국 분교 1호,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 강의모습. 수업은 100%영어로 진행된다.
입학관리를 맡은 김성준 교수(42)는 "한국 학생 10명 중에는 광양시 공무원과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위탁교육을 의뢰받은 이도 있다"며 "영어능력, 대학원 수학능력(관련분야 전문지식), 지원동기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학원은 2년 과정에 한 학기에 3~4개 과목을 14~16주 정도 소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대학원 과정은 수업 1년, 논문작성에 4개월이 주어진다. 따라서 과목에 따라 한 과목을 2주 내지 4주간 매주 6시간씩 주 5일 수업으로 진행한다.
부산항만공사
에 재직 중인 신입생 강성민(36)씨는 "네덜란드 본교와 똑같은 수업환경에서 똑같은 강도의 수업이 진행된다"며 "격주로 시험을 치고 영어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만큼 국내대학의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체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강의, 현장실습, 시뮬레이터 실습, 발표, 과제 수행 등을 포함해 수업 60학점(1학점은 유럽연합의 학점 계산방식에 따라 28시간 수업을 의미)과 논문작성 21학점 등 모두 81학점을 따야 한다. 한국에 상주하는 교수는 2명. 개설되는 과목에 따라 네덜란드에서 교수들이 내한해 직접 강의한다.
김 교수는 "직장에서 위탁교육을 받은 이는 소속 회사로 복귀할 테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졸업 후 해외유학, 해운중계업, 외국계 물류기업 취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향후 수요가 생긴다면 학부 과정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석사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모리스 얀센 수석은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해양물류산업에서 한국의 앞날이 매우 밝기 때문에 한국 분교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조선 1위, 해운 8위 등 해양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고 중국 시장과 가깝고 유럽과 미국을 잇는 중간 지점, 육로로 러시아를 통해 유럽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2호 분교 타진 중인 대학들
해외대학 한국분교 2호는 핀란드 '헬싱키 경제대'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가 타진되고 있다. 지난 2월 29일 헬싱키 경제대 총장(에로 카사넨)이 방한, 제주 서귀포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는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100명을 정원으로 국제경영, 디자인경영, 해외마케팅, 바이오경영 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 4월 17일 기자회견을 자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인천분교는 송도 5·7공구 연세대 부지에 들어서며, 연대와 건물을 공동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분교는 미국 현지 대학과 수업 내용이 동일하고 졸업생에게는 미국 본교의 인증서가 수여된다.
그러나 해외대학 유치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동안 각 대학과 지자체가 해외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땀을 흘렸지만 성과가 거의 없었다.
제주도는 지난 2004년 8월 미국 조지워싱턴대측과 협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까지 유치협상을 벌였었다. 도측은 유치가 성사되면 남제주군 대정읍 도유지 일부를 떼내 무상임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조지워싱턴대측은 부지 무상임대에다 학교건물 설립까지 요구, 유치를 포기했다.
제주도는 또 러시아 모스코바 국립해 분교설립을 추진했지만 '수입료 수익금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에 무산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해외대학들이 한국에 분교를 설치하더라도 벌어들인 수업료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없도록 한 국내규정과 일정한 교지(校地)와 교사(校舍)를 갖춰야 한다는 점도 해외대학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얀센 수석은 "로테르담에서 교육 기자재를 들여올 때 관세를 내야 했고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가받는 과정에서도 어려운 행정절차를 따라야 했다"며 한국정부의 개방적인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또 "우리의 원칙은 한국에서 교육비를 받아 한국 국민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로테르담의 본교에서 지출한 비용을 한국에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유명대학 유치 사례_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
그러나 규제를 완화시킨 니라들에선 한국과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바이는 '비즈니스 허브'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백화점식 대학타운인 '지식촌'을 건설, 20여 해외 유명대학을 유치했다. 물론 토지무상제공, 과실송금 허용, 학교 소유권 100% 인정, 세금면제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됐다.
싱가포르
역시 같은 조건으로 스탠포드, MIT, 런던대 등 35개 유명대학을 유치했다. 중국 도 영리법인 허용 등 유치전을 펴 장쑤성에 20여 개를 비롯해 100개 이상의 사립학교와 유명대학이 진출해 있다.
전경련 이병욱 상무는 " 두바이 , 싱가포르 등은 적극적인 교육개방과 해외대학 분교 유치를 통해 자국 내 우수학생의 해외유출을 막고, 세계적 수준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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