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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학은 지금] 북경사범대

설경. 2008. 5. 22. 13:39
적극적인 토론식 수업 음식 먹어도 상관 없죠

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북경에 도착한지 넉 달째. 중국 을 이해하고, 적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일지 모른다. 그래서 아직도 난 한국과 다른 북경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하곤 한다.

재학중인 북경사범대에 도착한 첫날부터 당황의 연속이었다. 입학수속을 마치고 수업 배정표를 받아 확인하는데 수업 시작이 오전 8시부터라는 것이 아닌가. 9시에 수업을 시작했던 것에 익숙해진 터라 8시라는 말에 꽤나 흥분했던 것 같다. 게으른 습관이 있어서 한참을 고생하다가 나중 친구들에게 '왜 중국인들은 하루 일과를 8시에 시작하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오히려 더 당황하는 것 같았다. 그들에게는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시 여기고 있었다. 중국 어느 대학을 가도 8시 이전에 강의실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가득 메워진다.

중국 학생들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적극성이다. 자기개발을 위해 시험기간이 아니라도 습관처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토론을 할 때 적극성이 드러난다. 중국은 우리나라 대학에 비해 토론수업도 많고, 학생들도 토론 수업에 익숙하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토론수업도 늘어난다. 의견의 일치가 안 되면 수업이 끝나도 열띤 토론을 계속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한국학생들한테는 이런 토론 시간이 힘들 수밖에 없다. 중국어에 서툴고, 토론 수업이 어색한 한국학생들은 토론수업만 했다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곤 한다. 또한 수업에 따라가는 것이 힘들어 포기하는 학생도 많아서 한국학생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는 일부 교수도 있다.

요즘 중국 대학들은 제2외국어 공부 열풍이 한창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국가가 인증한 제2외국어 4급 자격증 획득을 졸업요건으로 삼는다. 외국어로 하는 회화 수업을 이수하거나 토익 점수만 있으면 졸업이 가능한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까다로운 조건이다. 그래서인지 캠퍼스를 다니다 보면 영어나 기타 외국어를 사용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그렇다고 모든 중국학생들이 공부만 하고, 수업 풍경이 딱딱한 것만은 아니다. 수업이 일찍 끝나는 금요일에는 우리나라의 대학생처럼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자유롭게 캠퍼스를 누비곤 한다.

수업 시간 풍경도 이색적이다. 가장 놀란 것은 수업시간에 음식물을 먹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수업시간에 음료수 이외에 다른 뭔가를 먹는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데, 중국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듯하다. 교수님 앞에서도 보란 듯이 음식을 먹는 학우들을 볼 때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날 정도다.

반면 수업시간에 화장실에 가거나 핸드폰을 받는 일은 절대 없다. 수업시간에 자리를 비우면 안 되지만 수업시간에 대놓고 음식을 먹는다니….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하다. 중국에 온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것일까. 아직도 이런 문화가 적응이 안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 까닭에 중국이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이민혜 북경사범대 어학연수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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