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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플러스 리그에 점수 기계 없다?

설경. 2008. 5. 26. 18:43
[중앙일보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합격생 2명의 톡톡 튀는 스토리 "미국 명문대 가려면 SAT를 꼭 만점 가까이 받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 SATⅠ 2250점(2400점 만점)을 가까스로 넘기고 당당히 '아이비 플러스 리그'(아이비리그+스탠퍼드대·MIT)에 들어간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특별활동과 에세이로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선택과 집중'의 힘을 보여준 대원외고 출신 박승준(19·스탠퍼드대)군과 심소윤(19·예일대)양의 합격 스토리를 들어보자.  

경제 공부하며 '경력 쌓기'

박군의 고교시절 경력은 열거하기도 벅차다. 고교 증권경시대회 전국 2등, 고교 창업동아리 회장, 경제경시대회 연속 수상…. 게다가 지난해 9월에는 주식회사까지 만들어 대표를 맡았다. 그는 "조사·회계분석·번역 전문회사인 대원벤처스로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회사설립 절차 등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모든 활동이 스탠퍼드대 입학허가서를 따내는 데 밑거름이 됐다.

박군이 경제 분야와 인연을 맺은 건 고1 말 고교 증권경시대회에 참가하면서다. 그해 여름방학 우연히 증권업협회 발행 서적을 뒤적이다 도전을 결심했다. 두달동안 '공부'해 입상하는 행운을 얻었다.

경제 공부와 함께 '경력쌓기'에 나섰다. 2학년이 되면서 창업동아리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여러가지 사업을 직접 구상했다. 주변상가를 상대로 학생들 휴대폰 문자 쿠폰사업 계획을 세웠고, 재학생 신분으로 학교 홍보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증권·경제경시대회에도 잇따라 출전해 6차례 수상했다. 스터디그룹을 통해 철저히 준비한 결과다. AP(대학과목 선이수제)도 미시·거시경제학, 통계, US Government & Politics, 미적분 등 경제관련 과목에 집중했다.

박군의 꿈은 골드만삭스 같은 세계적 투자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3년째 사랑의 집 지으려 태백에

심양은 "외고에 갔지만 처음엔 확고한 목표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저 남에게 뭔가 베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운동) 동아리에 가입, 3년간 매주 한번씩 태백시로 찾아가 집짓기 봉사를 했다. 벽돌을 나르는 '막노동꾼'으로 시작해 지붕 설계를 맡는 '건축기사' 위치까지 올랐다. 그녀가 지은 집은 총 6채.

"흥겹고 신날 것 같아서…." 1학년 말 힙합 동아리도 시작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 우연히 쿠바의 힙합 다큐멘터리 감독을 알게 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중남미인들의 고된 삶이 녹아 있는 힙합의 진면목을 깨닫게 됐다. 예일대 지원 에세이도 '중남미인들과 힙합'을 주제로 썼다. 중남미 지역학을 전공할 계획으로 AP에선 스페인어를 배웠다. 심양은 "중남미의 무한한 잠재력을 공부해 한국에 전하고 싶다"고 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 bully21joongang.co.kr >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 choi315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