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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에 서울 지역에 고교선택제가 도입됐을 경우 전체 학교 가운데 14%가량이 기피 학교로 분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피 학교는 남자고교 20개, 여자고교 18개로 이들 학교는 1단계와 2단계 선발 과정을 거친 후에도 배정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강남에도 남학교 6개교, 여학교 4개교가 선호하는 학생이 없어 최종 단계에서 강제 배정해야 하며, 미충원율 폭도 다른 학군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이 같은 결과는 박부권 동국대 교수의 '서울특별시 후기 일반계고 학교선택권 확대 방안 연구'에서 3일 확인됐다.
이 연구는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선택권 확대를 위해 박 교수에게 과제를 맡긴 결과다.
이 연구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의 고교 배정 실무자로서 경험이 풍부한 교장 1명, 교감 2명, 교사 3명 등 총 9명이 참여했다.
2006년 7월 당시 중학교 3학년인 학생 11만322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당시 3학년 학생 수는 12만9354명이었다. 전체 학생의 약 87.5%에 달하는 규모다. 3월 현재 서울 시내 일반계 고등학교 수는 총 225개지만 남녀 공립학교는 남학교와 여학교로 각각 분리돼 중복 계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3단계로 고교 배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1단계(단일학군)는 서울 전 지역을 단일학군으로 묶고 학생들이 거주지에 상관없이 2개 학교를 지원하고 여기서 탈락하면 2단계(일반학군)에서 종전과 같이 11개로 나눈 거주지역 학군 내 학교 2개를 지원하게 된다.
1ㆍ2단계 모두 선발은 무작위 추첨에 의해 이뤄진다.
1ㆍ2단계에서 모두 탈락한 학생은 3단계에서 거주지 학군과 인접 지역 학군을 묶은 통합학군에 통학거리 등이 고려돼 강제 배정된다. 통합학군은 19개로 결정됐다.
1단계와 2단계 배정 비율은 최종적으로 오는 10월에 결정된다. 1단계는 20~30%, 3단계는 40% 안팎에서 충원율이 결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박부권 교수 연구는 1단계와 2단계의 개방정원 비율을 각각 30%와 40%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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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 인원이 적은 중부 학군만 1단계에서 개방정원 비율을 60%로 설정했다. 모의 배정 결과 남고교 총 140개교 중 120개교, 여고교는 132개교 중 114개교가 1ㆍ2단계를 통해 학생을 충원했다. 두 단계에서 학생을 모두 선발한 학교는 남고교와 여고교가 각각 86%와 86.4%로 나타났다.
반면 남고교 20개교와 여고교 18개교가 두 단계를 거쳐도 정해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예를 들어 성북 A고교는 충원율이 42%에 불과했다.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학생들은 총 4개 학교를 선택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외면해 정원의 70%를 뽑는 2단계까지 100명 가운데 42명만이 채워졌다는 뜻이다. 미충원 학교는 특정 학군에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학군에 비교적 골고루 분포됐다.
남학교는 중부가 7개 학교로 가장 많았고 강남 6곳, 강동 2곳이었다. 서부, 북부, 강서, 동작, 성북은 각각 1곳이었다. 여학교는 강남과 중부가 각각 4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동이 3곳으로 그 다음이었으며 강서, 동작, 북부가 각각 2곳이었다. 남부는 1곳이었다.
남학생은 2006년 강남학군 정원이 7527명으로, 학군 내에 거주하는 고교 진학자가 6364명이었다. 1163명이 강남 외 학군에서 배정된 학생이다. 여학생도 정원에 비해 거주 인원이 874명 적었다. 이 때문에 강남에 인접한 동작구와 송파구에서 부족 인원을 채웠다.
모의배정 결과 강남학군 남학생 지원자는 9836명으로 이 중 타 학군 출신은 3576명이었다. 강남을 지원한 타 학군 출신 학생은 36.4%였다.
1~3단계 과정에서 통합학군으로 묶인 인접 지역을 제외하고 타 학군 학생이 강남으로 진입할 수 있는 단계는 1단계뿐이다. 단일학군 개방 정원 비율을 30%로 설정하면 강남학군 정원 7527명 중 2258명이 1단계에서 선발되고, 모의배정 결과에 따라 이 중 36.4%인 821명이 비강남학군 출신 학생이란 결론이 나온다. 이는 강남 남학생 정원 미달 인원인 1163명보다 300명 정도 적은 수치다. 학교선택권제 개방으로 다른 학군 학생들이 지원해도 이 때문에 강남 학군 학생이 강남 지역에 배정되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학군별로 1단계에서 채우지 못한 정원은 3단계에서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을 데려오는 방식으로 채워진다.
박부권 교수는 "미충원 학교는 대체로 교통이 아주 불편하거나 학교 평판이 좋지 못한 학교 그리고 수업과 학생에 대해 성의가 없는 곳이었다"고 분석했다.
2단계까지 배정받지 못한 인원은 3단계에서 통합학군 내 학교에 거의 동일한 수로 강제 배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12학년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기피 학교의 개선사항을 본 뒤 2013학년도에 학급 감축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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