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대입 수험생 생활] 10년 뒤 ‘뜨는 직종’고려해 전공 택해야

설경. 2008. 9. 24. 19:29

[중앙일보 박정식.오상민] 대입 수험생에게 진로 설계는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때 시험 점수 못지않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그러나 고전적인 직업관에 얽매여 '대학 간판'만 좇는 경향도 여전하다. 진로 상담 전문가들은 사회 구조와 산업 변화를 살펴보며 특기와 소질을 키울 수 있는 길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산업 변화 흐름 살펴야 “진로와 전공을 정할 때 산업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세요. 그 다음 앞으로 발전이 예상되는 분야와 직업을 압축해 가며 분석하는 게 좋아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상근 진로정보센터 소장의 말이다. 한 소장은 제조업에서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으로 변해 가는 흐름을 설명하면서 컴퓨터·연구개발·마케팅 관련 전문기술직을 미래 인기 직종으로 예측했다. 개발원이 지난해 조사·발표한 '앞으로 10년 후 산업·직업의 변화 추이와 전망'에 따르면 제조업의 경우 정밀기계·우주항공·통신설비·정보처리 분야에서 설계기술 연구개발과 핵심 부품의 국내 생산 관련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업에선 통신·금융·보험·사업·오락문화 서비스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개발원은 특히 광고·연구개발·컨설팅·디자인·마케팅·법무·회계 등 사업 지원 서비스업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정보화 기기 발달에 따른 전자산업의 성장과 함께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환경공학기술(ET)·우주항공기술(ST)·문화콘텐트기술(CT)을 6대 미래 산업으로 꼽았다. 한 소장은 “고용시장이 수시채용·스카우트·인턴제·추천제 등을 통한 경력자 개별채용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학에서 실무 경험을 익힐 수 있는 전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원은 앞으로 10년간 종사자 수가 늘어날 직업으로 손해사정·통번역·소프트웨어 개발·회계사·간호·레크리에이션·스포츠·산업용 로봇 운용·문화예술방송 분야를 제시했다. 또 10년 후 임금 수준이 오를 직업으로 컴퓨터 시스템 설계·금융투자 분석·생명과학 연구 등을 꼽았다. 임금이 떨어질 직업에는 변호사·법무사 등 법률 관련 직종이 포함됐다. 로스쿨 시행으로 종사자 수가 늘어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30년 후 전문가 되는 길 찾아야”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이남렬 교육연구사는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업학교로 재입학한다”며 “전통적인 사회통념에서 벗어나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직종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수험생의 경우 대입에 쫓겨 진로 고민 없이 성적만으로 전공을 택하면 오히려 손해”라며 “지금이라도 주말 하루는 진로를 탐색하는 데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첫 단계로 진로직업 적성검사를 받아 관심사를 구체화해야 한다. 진로 심리검사는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운영하는 진학진로정보센터 홈페이지(www.jinhak.or.kr)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적성에 맞는 분야와 직업군이 나오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스크랩한다. 이때 직업의 장점보다 어려운 점 위주로 정리하고 필요한 교육 과정과 준비사항을 챙긴다. 이 연구사는 “진로·직업 선택은 부모와 함께 의논하는 게 좋다”며 “부모가 겪은 사회적 경험을 말해 주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역 교육청별로 운영하는 진로상담기관에서 꿈을 구체화한 후 방학 중 해당 분야 종사자를 만나거나 직업을 체험해 볼 것”을 권했다.

이 연구사는 “자신이 50세가 되는 때 희망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식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