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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서론쓰기 비결
문학작품 인용 → 독창적으로
통계자료 제시 → 구체적으로
좋은 논술문은 주장이 분명하고, 내용이 충실하며, 구성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글입니다. 따라서 좋은 논술문을 쓰려면 서론, 본론, 결론의 체계부터 갖춰야 합니다. 통합 논술 이전의 고전 논술에서도 서론, 본론, 결론의 체계를 갖추었느냐가 주요 채점 사항이었습니다.
그러나 통합논술이 실시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300자의 짧은 요약형, 400∼500자 정도의 설명형·비판형, 1000자 이상의 종합형 등으로 문제 유형이 다양화되면서 글의 분량도 천차만별이 됐습니다. 평가 기준도 고전 논술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일률적으로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춘 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글의 체계성보다는 내용의 충실성과 논리적인 사고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000자 이상의 종합형 논술에서는 여전히 서론을 작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서론을 효과적으로 작성해야 채점자의 관심을 끌 수 있고 독창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글 전체가 참신해지기 때문입니다. 서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느냐가 좋은 논술문의 핵심인 것이지요. 2005학년도 서울대 논술 모의고사 문제와 해설을 통해 서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해 볼까요.
『[제시문 1]은 기계의 발달이 시장 체계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고, [제시문 2]는 철도의 부설이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변화시켰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두 제시문의 논지를 발전시키고 그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산업 혁명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①사회적 관계와 ②문화적 양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으며, 이러한 변화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논술하시오.』
◈ 학생의 답안 중 서론 부분
『옛 우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산에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원숭이가 자연 속에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던 어느 날, 여우가 꽃신을 들고 찾아왔다. 이걸 신으면 발에 돌이 박히지 않고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여우의 말에, 원숭이는 그 후로 계속 여우가 준 꽃신을 신고 다녔다.
처음에는 여우의 말대로 더 많은 자유를 얻은 것 같았지만, 여름이 되어 꽃신을 벗자 발바닥이 아파 더 이상 맨발로는 걸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원숭이는 뒤늦게 여우가 자신에게 준 꽃신이 더 큰 자유가 아닌 무서운 속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원숭이와 꽃신의 관계는 인간과 기계 문명사이의 관계와 같다. 산업 혁명 이후로 계속된 교통과 통신 등 과학 기술의 발달과 공업의 발달은 인류에게 많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 베이컨의 발전 지향적 사고에 따라 노력해 온 결과, 재화의 생산량은 증대되고 공간거리는 단축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가 더 이상 맨발로 걸을 수는 없었듯이, 문명의 발달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났다.』
◈ 서울대 교수의 심사평
『이 글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 바로 창의적인 논리 전개이다. 특히 문학 작품에 대한 풍부한 예들과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논의를 결부시킴으로써 글의 흐름이 딱딱해지지 않도록 한 것은 이 글의 돋보이는 점이다. 특히 도입부에 나오는 우화는 문제를 고찰하는 신선한 시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논의의 중요한 마디마다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검토를 집어넣음으로써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논의를 가능하게 해준다.』
이 학생의 답안은 이해·분석력, 논증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바로 창의력 부분입니다. 서론에서 논지와 관련된 우화를 인용하면서 독창성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서론의 주된 역할은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논제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서론은 글을 쓰는 동기, 필요성 등을 제시해 줌으로써 읽는 이의 관심을 환기시켜야 하며, 무엇을 어떻게 논할 것인지 밝혀 독자가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위 학생이 쓴 글은 적절하고 타당하게 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참신한 우화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비슷비슷한 논술문들을 수없이 채점해야 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서론이 독창적인 글은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
서론 쓰기에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권해주고 싶은 서론 쓰기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인용의 방법’입니다. 문학 작품이나 영화 등을 인용하면서 논의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나의 독서량과 지식의 깊이를 채점교수에게 알릴 수 있고, 글의 독창성도 얻는 데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단, 너무 많이 알려진 작품을 인용하거나 줄거리를 장황하게 인용하는 것은 오히려 글의 개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겠지요.
다음으로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제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문제의 상황과 심각성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논의에 들어가는 방법이지요.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제시하면 논의의 객관적인 토대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박진열 ㈜엘림에듀 집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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