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서울연고대, 학부제서 학과제로/학부에서 학과제로 전환 추진중인 주요대

설경. 2008. 11. 19. 20:50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2010학년도 입시안을 검토하면서 기존 광역단위 학부모집 체제에서 학과단위 모집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자율화 조치에 따른 것으로 소위 'SKY'대학들이 학과제로 유턴함에 따라 상당수 대학이 이를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학부제'가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1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가장 큰 광역단위(300명 규모) 학부모집을 실시하는 사회과학대는 최근 전면적인 학과단위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현진 사회과학대학 학장은 "학과제 도입을 위해 교수 학생 직원 등을 상대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친 결과 학과제 전환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수요자인 학생들이 자신들 '뿌리'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과 단위 전환을 원하고 있어 본격적인 전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과단위 형태와 분과 방법 등은 내년 2월께 결정된다.

서울대는 최근 작성한 '대학자율화 추진계획' 보고서에서도 2010학년도 입시부터 현행 광역단위 학부제 모집 절차를 폐지하는 대신 학과단위 모집을 일부 단과대에 한해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태진 서울대 역사학과 교수는 "가장 학생을 많이 모집하는 사과대가 학과단위로 선발하면 유사 성격의 인문대도 그대로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학과제 전환에 미온적이었던 서울대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현행 학부제 아래서 1학년 또는 2학년까지 학부단위 교육을 마친 후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특정 인기 학과에 편중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이미 학과제 부활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돌입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현재 학부단위로 모집하는 인문계열, 외국어계열, 자연과학계열에 대해 2010학년도부터 학과단위로 모집하기로 내부회의를 통해 확정한 후 구체적인 분과단위 등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서태열 고려대 입학처장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010년 입시안을 논의하면서 문과대와 자연대는 학과단위 전환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며 "이화여대 등 다른 수도권 대학 대부분이 학과단위 모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학과단위 전환' 움직임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수들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 A 교수는 "다수 대학이 학부제를 '잃어버린 10년' 중 하나로 생각하고 단점만 부각하고 있다"며 "자꾸 학과제 유턴 얘기를 하는데 그것도 따지고 보면 학생보다는 교수 중심 판단이라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