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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SOS에도 "不實 못 떠안아"… 피보다 市場 택했다

설경. 2013. 9. 25. 05:32

 

언니 SOS에도 "不實 못 떠안아"… 피보다 市場 택했다

입력 : 2013.09.24 05:03

오리온 담철곤 회장 부부 "혈연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유동성 위기 동양그룹 지원 않기로

- 동생의 오리온그룹
東洋창업자 차녀 이화경 부회장과 사위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주식 담보로 東洋 지원 땐 오리온 경영권 심각한 위협"

- 언니의 東洋그룹
두 그룹 일가 성묘 마치고 논의 때 모친의 설득도 결국 실패
동양그룹 관련株 일제히 하한가

자금난에 몰린 동양그룹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한 23일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심경을 전했다.

"최근 동양그룹으로부터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저희는 불면의 밤을 보내며 어떤 결정이 최선일지 고민했습니다… 혈연으로 연결된 가족, 사회적 책임과 꿈, 비전 사이에서 고심 끝에 그 근간을 흔드는 어떠한 리스크도 헤쳐나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23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있는 동양그룹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를 겪는 동양그룹은 최근 동서지간인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23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있는 동양그룹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를 겪는 동양그룹은 최근 동서지간인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오리온그룹은 “동양그룹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뉴스1
담 회장 부부는 "혈연 앞에서조차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경영자'라는 이름의 자리가 이번만큼 힘든 적은 정말 없었습니다"라고 회사를 위해 가족을 외면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오리온그룹의 지원 거절로 동양그룹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부인 이혜경 부회장과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장녀와 차녀다. 두 그룹은 '자매 그룹'인 셈이다. 2001년 8월 계열 분리를 할 당시 동양그룹은 자산 규모 4조1000억원대, 오리온그룹은 1조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뒤 오리온은 승승장구한 반면, 동양은 심각한 자금 위기에 몰리면서 자매의 처지가 역전된 셈이다.

자매 그룹마저 외면한 동양그룹의 추락

동서지간인 오리온그룹에 희망을 걸었던 동양은 지원 요청이 거절당하자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초 동양은 10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 기업어음(CP) 1조1000억원 상환을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 지분을 담보로 5000억∼1조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계획을 갖고 도움을 요청했다.

동양·오리온 그룹 가계도
두 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중 성묘를 같이 마치고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에서 만나 지원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희 이사장은 이미 지난해 동양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보유한 오리온 주식 2.66% 전량을 동양네트웍스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이번에도 큰딸(동양그룹)을 위해 작은딸(오리온그룹)을 설득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담 회장 부부는 지분을 담보로 내놓았다가 자칫 되돌려받지 못하면 경영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시멘트 매각 불발 땐 계열사 대부분 법정관리

금융 당국은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모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력 계열사인 동양시멘트 매각뿐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동양매직 정도를 매각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동양시멘트 매각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최대한 빨리 매각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법정관리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동양시멘트 매각이 불발될 경우 파인크리크, 웨스트파인 등 골프장 운영업체인 동양레저와 유연탄 수입업체인 동양인터내셔널의 경우 빠르면 다음 달 초 만기가 도래하는 CP와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1차 부도가 나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 허가는 나겠지만, 아무런 수익 모델이 없어 결국 청산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동양도 회사채 의존도가 높아 법정관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채권단은 "㈜동양이 보유한 주방가전용품 업체인 동양매직과 섬유사업부문(옛 한일합섬)을 매각할 예정이지만, 이 자금들은 CP 상환 등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도 청산보다는 회생을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독자 생존이 가능할 전망이고, 주력인 동양시멘트는 채권단 자율협약(느슨한 형태의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회사채·기업어음 개인 투자자 많아 피해 우려

이날 동양증권 창구에는 “동양그룹 채권을 환매해 달라”는 가입자들의 항의성 문의가 빗발쳤다. 동양그룹 주가는 대부분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동양이 14.73% 하락했고 동양시멘트(-14.93%), 동양네트웍스(-14.86%), 동양증권(-14.87%) 등 계열사가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자금 지원을 거절한 오리온은 주가가 5.11% 급등했다.

동양증권은 그동안 ㈜동양·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동양시멘트·동양파이낸셜대부 등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물량의 상당수를 동양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했다. 특히 동양증권의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룹 계열사 CP에 투자한 고객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금전신탁은 증권사가 고객 돈을 CP 등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CP를 발행한 회사가 망하면 원금 보장이 안 된다.동양증권은 계열사 5곳이 발행한 CP 1조1000억여원 가운데 4900억원어치를 특정금전신탁을 통해서 사준 것으로 금융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8000억원대의 회사채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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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그룹 가계/혼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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