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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은 칼라스가 사망한 지 정확히 30년 되는 날이다. 그를 향한 세계 각국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칼라스의 모국인 그리스, 그가 주로 활동한 나라인 이탈리아가 이 열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1950년대 칼라스의 ‘홈그라운드’였던 극장 라스칼라는 16일 ‘칼라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첫 상영한다. 프랑스 영화감독 필립 코리가 칼라스 사망 30주년에 맞춰 만든 96분짜리 영상이다. 무대 뒤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 리허설에서의 소박한 모습 등이 들어있는 영상도 방영된다.
그리스는 아예 올해를 ‘마리아 칼라스의 해’로 정했다. 3월부터 아테네에서는 칼라스를 기념하는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또 밀라노·베로나·뉴욕 등지에서 칼라스 관련 물건을 수집, 5월부터 6개월동안 전시회를 연다. 그리스에서 열리는 콩쿠르에는 칼라스를 기념하는 상들이 제정됐다. 영국 소더비에서는 칼라스가 생전에 남편 메네기니,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등과 주고받은 63통의 편지가 경매에 부쳐진다.
국내에서는 경기도 의정부 예술의전당이 다음달 11일부터 ‘마리아 칼라스 페스티벌’을 연다. 칼라스가 빈·밀라노 등에서 입었던 오페라 의상과 보석·안경 등 개인적인 소장품까지 약 60점의 물품이 전시된다. 칼라스의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는 영상물 상영과 함께 관련 공연도 준비했다.
97년에도 사망 2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많았다. 당시 프랑스 파리는 칼라스가 말년을 보낸 지역의 한 광장을 ‘칼라스 광장’으로 이름붙일 계획도 세웠었다.
이처럼 전세계가 칼라스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의 독특한 목소리와 강한 인상 때문이다.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는 “처음 들었을 때 칼라스의 목소리는 이상하다. 각종 현악기 소리가 난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마법과 같은 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칼라스다”라고 말했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칼라스는 오페라의 교과서”라며 높이샀다. 메조 소프라노에 가깝게 거칠고 굵은 편인 음을 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카로운 고음까지 소화하는 목소리는 각종 논쟁을 낳으며 오페라 극장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김호정 기자
◆칼라스(1923~1977)=작곡가 도니제티·벨리니 등의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를 가장 아름답게 소화한 소프라노로 꼽힌다. 현란한 기교와 서정적인 선율을 동시에 실험하는 벨칸토 오페라는 칼라스 이후 중요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특히 팽팽한 긴장감을 요구하는 벨리니의 ‘노르마’는 칼라스 이후 소프라노들이 포기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 뉴욕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리스계 소프라노 칼라스의 비극적인 삶 또한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오나시스, 재클린 캐네디와 벌인 삼각관계가 유명하다. 이탈리아 대통령 앞에서 공연을 무산시키고 극장과 계약을 파기하기 일쑤였던 악녀는 전세계인에게 가장 많은 드라마를 선사한 소프라노로 기억되고 있다. ▶김호정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jk2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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