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점성술 신봉자' 15년간 미얀마 1인자 탄 슈웨는?

설경. 2007. 9. 29. 00:55

미얀마 군사정부의 통치는 불투명과 ‘야만’으로 얼룩졌다. 1988년 민주화 시위는 3000명 이상을 살해하면서 진압했고, 수도를 옮길 때에는 점성술에 의존했다.

권력의 정점은 탄 슈웨(74·사진) 장군. 1992년부터 사실상의 정부인 국가평화개발위원회(SPDC) 위원장을 맡아 1인자로 군림해 왔다. 집권 초기만 해도 온건했지만 날이 가면서 강경으로 치달았다.

그는 점성술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2005년 수도 이전(移轉) 때의 일화(逸話). 그때까지 수도였던 양곤에서 북쪽으로 322㎞ 떨어진 정글 지대의 핀마나 인근 마을로 천도(遷都)하는 대사(大事)였다. 군부는 수도 이전 작업을 정확히 11월 6일 오전 6시37분에 개시했다. 점성술사가 점지해 준 시간에 맞추려는 것이었다. 새로 지은 수도의 이름은 네피도. ‘왕의 도시’란 뜻이다. 신도시는 고대 미얀마 왕과 영웅들의 조각상들로 채워졌다. 그의 집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보다 낮은 의자에 앉아야 하고, 그의 가족들끼리는 왕족의 칭호로 부른다는 소문도 나돈다.

탄 슈웨의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 있다. 하지만 2006년 딸의 초호화판 결혼식을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 유튜브(UTube)를 통해 새나가면서 굶주린 국민들은 분노했다. 당시 신혼부부의 선물비가 5000만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그의 건강이상설이 끊이지 않는다. 올 초 싱가포르 병원에 2주간 입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암이란 설도 있다. 하지만 탄 슈웨의 ‘공백’을 메울 2인자 장군들은 줄 서 있다.

또 미얀마의 군은 준병력(paramilitary)까지 포함해 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본다.



[전병근 기자 bkj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