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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정권 출범] (어떤 인물) 동생 대신 정계 입문… 첫 '父子총리'

설경. 2007. 9. 28. 00:15

						

[후쿠다 정권 출범…日 극우ㆍ개혁정책 궤도 바뀌나]

선거 의식해 성장보다 분배로 선회할듯

야권 중의원 해산 압박…여론 눈치보기

테러대책 특별법 연장 여부가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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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정권 출범] (韓日ㆍ北日 관계 개선되나) '식민지 지배 사죄' 계승

[후쿠다 정권 출범] (어떤 인물) 동생 대신 정계 입문… 첫 '父子총리'

[후쿠다 정권 출범] (재계 인맥) 게이단렌 회장단과 친분 돈독"; relationNewsPage[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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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민들이 지난 25일 후쿠다 야스오 자민당 총재가 일본 총리로 선출되는 장면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고이즈미 정치는 이제 끝났다."

일본 중의원 투표에서 후쿠다 야스오(71) 전 관방장관이 신임 총리로 선출된 지난 25일 자민당의 한 중진의원은 회의장을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1년 집권 이후 기치로 내건 시장중시의 구조개혁과 극우 정치·외교 노선은 막을 내리게 됐다는 얘기다.

합리적 온건주의자인 후쿠다 총리는 고이즈미-아베로 이어졌던 지난 6년간의 '극우-개혁' 정책의 궤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 때문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이 불가피한 만큼 '선거용 정책 수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성장 우선서 분배 고려

후쿠다 내각에서 가장 확실히 바뀔 것은 정치·외교노선이다.

이전의 아베·고이즈미 전 총리가 극우 성향이었다면 후쿠다 총리는 상대적으로 중도 쪽에 가깝다.

외교도 친미 일변도가 아니라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를 중시한다.

균형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주의 성향이 외교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책에서도 궤도수정 조짐이 엿보인다.

후쿠다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뭐든지 시장에 맡기는 게 최고는 아니다"며 저소득층·고령자와 지방 배려를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시동을 건 경제개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지만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 등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령자의 의료비 부담 동결을 약속했다.

내년부터 고령자의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도록 돼 있는 현행 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를 위해선 약 1000억엔(약 8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당 3역 중 하나인 정책조정회장에 정부 지출 삭감에 부정적인 다니가키 사다카즈 의원을 발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계에선 벌써부터 '개혁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 대표인 미타라이 게이단렌 회장은 "일본 경제의 회생을 위해선 개혁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자와 대표와 승부 불가피

후쿠다 총리가 정책 방향을 틀려는 건 다음 선거 때문이다.

지난 7·29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것도 계층간·지방간 격차를 무시하고 개혁만 밀어붙였던 탓이란 시각이 자민당 안에 팽배하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전략가인 커비 댈리는 "자민당은 오로지 선거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어 경제개혁이나 연금 개혁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후쿠다-오자와의 제 1라운드는 11월1일 끝나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 여부를 놓고 벌어진다. 해상자위대가 인도양에서 미군 함대에 급유 지원을 하는 근거법을 놓고 자민당은 연장을 추진 중이지만 오자와 대표는 절대 연장해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후쿠다를 초기에 무력화하기 위해 연장 거부 후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을 유도한다는 게 오자와의 전략이다.

후쿠다가 이 고비를 넘기더라도 내년 3월 일본 정부의 2008년 예산안 심의 때는 중의원 해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이 정부의 예산 낭비와 연금 부실 등을 물고 늘어지면 예산안 통과가 늦어져 정부 기능은 마비될 위기에 처한다.

그땐 자민당도 총선으로 난국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민당은 내심 내년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까지 마친 뒤 총선을 실시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오자와 대표가 그때까지 기다려 줄 가능성은 낮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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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인상에 말 붙이기 힘든 상대''흰색 드레스셔츠에 감색 양복만 입는 깐깐한 엘리트'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대중적 정치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다.

원래 정치를 지망하지도 않았다.

총리까지 지낸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의원의 장남이었지만 1959년 와세다대 졸업후 석유회사에 입사해 월급쟁이가 됐다.

아버지 비서는 정치인이 꿈인 동생 이쿠오(征夫)가 대신했다.

 

그러던 동생이 젊은 나이에 식도암에 걸려 야스오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나이 40세에 1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 비서를 맡았다.

1990년 아버지가 정계를 은퇴하자 지역구(도쿄 인근 군마현 4구)를 물려받아 53세에 첫 중의원 의원이 됐다.

늦깎이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아버지 후광 덕분에 승승장구했다.

외무차관을 거쳐 요시로 모리 내각때 정부 2인자인 관방장관에 발탁됐다.

당시 '신중거사'란 별명이 붙을 만큼 매사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탁월한 조정력을 발휘해 고이즈미 내각 때까지 최장수(1289일) 관방장관을 역임했다.

대중적 이미지가 떨어지는데도 국민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아소 다로 전 자민당 간사장과 총재 선거에서 맞붙어 이긴 건 계파 정치의 산물이라는 평이다.자민당내 9개 파벌중 마치무라 파벌등 8개 파벌이 뭉쳐 자민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인물로 후쿠다를 지지했다.

어쨌든 그는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가 총리가 됐던 똑같은 나이(71세)에 대를 이어 총리가 됐다.

일본의 첫 '부자 총리' 탄생이다.

현재 후쿠다 총리의 정무비서도 그의 장남인 타츠오(達夫)가 맡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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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총리의 인맥은 그리 광범위하지 않다.

맘에 맞는 사람만 깊이 사귀는 성격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재계 인맥도 소수에 집중돼 있다.

그나마 대부분 정부 내 2인자인 관방장관 시절(2000~2004년)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 회장단과 교분을 쌓으면서 형성됐다.

당시 친해진 게이단렌 회장단은 '후쿠다 야스오 선생을 둘러싼 모임'이란 걸 만들었다.

일종의 정치인 후원회다.

여기엔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회장(캐논 회장)을 비롯해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자동차 상담역, 이마이 다카시 신일철 명예회장,야마구치 노부오 아사히화성회장 등 재계 거물급만 10여명 참여하고 있다.

기업인 중 가장 오래 친분을 쌓은 인사는 우시로 지로 우시오전기 회장이다.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비서관 시절부터 30년 이상 만나고 있다.

우시로 회장은 후쿠다 총리가 1990년 중의원 의원 선거에 첫 출마했을 때 지역구까지 내려가 지지연설을 했을 정도로 관계가 깊다.

우시로 회장은 아베 전 총리의 친형 아베 히로노부(미쓰비시상사 근무)의 장인으로 오래 전부터 아베 전 총리의 경제자문역을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해외 인맥은 미국과 중국에 많다. 미국의 하워드 베이커 전 주일대사, 중국의 왕이(王毅) 전 주일 대사와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가까운 사이. 한국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과도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