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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21일 서울 정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박현채 전집 출간’ 및 ‘민족경제연구소’ 설립을 기념해 ‘지구화 시대의 민족경제’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는 ‘민주주의와사회운동연구소’ ‘고 박현채 전집 발간위원회’ 등이 마련한 것으로 박현채 전집(전 7권)은 지난해 출간됐으나 박현채 사상을 연구하는 민족경제연구소 설립이 늦어지면서 이날 이뤄졌다.
조씨는 “‘태백산맥’은 박현채 선생의 삶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태백산맥’의 빨치산 부분은 박선생이 대신 써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현채 교수는 광주서중 3학년때 빨치산에 가담해 소년중대의 문화부 중대장으로 활동했다. 86년 ‘태백산맥’ 1부를 출간한 뒤 박교수와 인연을 맺은 조씨는 “빨치산 이야기가 막힐 때마다 박선생을 찾았다”며 박교수의 경험이 ‘태백산맥’을 완성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교수는 외자 도입을 통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달성한 박정희 정권의 경제정책에 맞서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식민지 시기의 잔재를 청산할 것을 주장한 경제학자다. 78년 박교수가 출간한 ‘민족경제론’은 ‘한국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5권의 책’ ‘21세기에도 남을 20세기의 명저’ 등으로 꼽혔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중경제론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세계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여겨지는 오늘날 완결적 재생산구조를 갖춘 자립경제를 역설한 그의 주장은 일부에선 구시대의 유산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조씨는 이에 대해 “이제 글로벌 시대니, 세계화시대니 하면서 민족경제론은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정말 짧은 소견”이라고 역설했다. 무력을 감춘 경제제국주의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민족의 해체는 무식한 지식인 아니면 사대주의적 지식인이나 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는 “약소국이 강대국에 맞서 인간적인 삶을 지탱하려면 제국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며 “그 힘은 민족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족주의야말로 박현채 선생의 민족경제론을 ‘21세기에도 남을 20세기의 명저’로 꼽히게 하는 힘”이라며 “오늘날의 후학들은 변하는 세상에 맞춰 미래를 여는 또다른 민족경제론을 써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구화 시대의 자립경제·민족경제론’(장상환 경상대 교수)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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