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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도 '휴대폰학과' 생기나

설경. 2008. 2. 26. 12:33
산학협동의 성공 모델로 꼽혀온 '휴대폰학과'가 서울대에도 생길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대는 기업ㆍ자치단체와 협약을 통해 원하는 교육 과정을 정원 외로 개설할 수 있는 '계약학과' 규정을 학칙에 추가했다.이에 따라 서울대와 기업ㆍ지자체 간 산학협력학과의 설치가 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대는 평의원회를 열고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대학 내 계약학과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학칙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최종 평의원회를 거친 이 안은 이장무 총장의 마지막 결재만 남겨 놓은 상태다.

김완진 서울대 교무처장은 "계약학과는 정원 외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첨단분야 학과를 탄력적으로 신설해 산업체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부 사항은 앞으로 교내 회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칙 개정에 따른 첫번째 '혜택'은 서울대 경영대학이 추진하는 이그제큐티브MBA스쿨(중견기업인 대상 주말 프로그램)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경기도와 산학협력을 맺고 개설되는 이 과정은 이르면 오는 가을학기부터 강의가 시작된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지난해 경영전문대학원 추가 정원(40명)을 교육부에 요청했으나 산하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이번 계약학과 학칙 개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과대학도 이번 학칙 개정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김재영 서울대 공대 교수는 "현재 학과별로 준비하고 있으며 기업체와도 협상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관련 법이 마련된 후 '부산대-LG전자' '영남대-삼성SDI' 등 지방대를 중심으로 계약학과 개설이 봇물을 이뤘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성균관대와 삼성전자가 맺은 '휴대폰학과'와 '반도체학과'다.성균관대는 이 같은 계약학과 개설을 위해 학칙을 개정한 바 있다.계약학과는 고용보장형과 재교육형으로 나뉜다.삼성전자와 성균관대가 맺은 계약학과는 고용보장형의 대표적 사례다.

부산대는 주로 재교육형 계약을 맺고 있다.계약학과의 형태는 대학과 기업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다.계약학과는 학부 또는 대학원,전문대학원 모두에 신설할 수 있지만,서울대는 대학원에만 계약학과 설치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성선화/오진우 기자 doo@hankyung.com

[ 용어풀이 ]

◆계약학과=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산업체 등과의 계약에 의해 정원 외로 개설ㆍ운영할 수 있는 학위 과정이다.2003년 산학협력 촉진을 위해 개정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8조에 의해 탄생 근거를 마련했다.

계약학과의 형태는 두 가지다.특정 기업체 직원의 재교육이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이 있고,채용을 조건으로 특별한 교육 과정의 운영을 요구하는 '고용보장형'이 있다.학부 또는 대학원 모두에 신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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