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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기고 싶은 진짜 이유

설경. 2007. 8. 28. 23:28

하루에도 수십 통의 이력서가 날아온다. 목적은 하나다. 지금보다 나은 회사로 이직할 기회를 연결시켜달라는 것.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는 이력서만 보아도 욕심이 날 만큼 경력 관리를 철저히 해온 경력자도 있고 파일을 연 지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삭제 버튼을 누르고 싶을 만큼 두서 없는 이력을 어필하는 경력자도 있다.

각자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직을 꿈꾼다. 저마다 다른 이유를 가지고…. 어떤 경력을 갖고 있든 그들 각자에게 맞는 '그' 회사는 분명히 세상에 존재한다.

다시는 이직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 '그' 회사. 그런 직장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멋진 이력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아니고 눈에 확 띄는 인터뷰 스킬도 아니다.

그보다 먼저 신중히 생각해야 하는 것은 '과연 나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왜 그만두고 싶어하는가?'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그' 회사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이직의 사유는 대개 다음 네 가지 중 하나다. 지금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다음 네 가지 요소 중 어떤 것에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직장동료 또는 상사와의 인간관계, 둘째, 연봉이나 복리후생과 같은 금전적 요소, 셋째, 주어진 업무, 넷째, 회사의 비전 또는 발전 가능성 이 네 가지가 모두 마음에 드는데도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사실 대부분은 이 중 한두 가지만 충족되어도 이만한 직장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직장 생활을 한다. 물론 이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얼마 전 지금까지의 경력을 인정 못 받고 신입으로 입사하게 되어도 좋으니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고 싶다며 상담해온 경력자가 있었다. 그간의 경력이 오래 되지도 않았기에 진심으로 본인이 원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운' 업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너무 막연하다는 데 있었다. 그저 지난 몇 년간 해온 업무가 아닌 '새로운 것'이라는 생각만 있을 뿐,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잇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회사에 들어가도 지금까지 가져왔던 갈등을 벗어버리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1-2년이 지난 후 그는 처음에 했던 업무를 다시 찾을지도 모른다.

어떤 회사이건 프로 정신을 갖고 있는 직원을 원한다. 막연히 좋은 회사만 바라기 전에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불만의 요소를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 그 불만 요소가 정말 회사를 옮기게 되면 해결될 문제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문제인지 신중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제공 ㅣ 대교베텔스만

※글쓴이 배상미는 커리어 컨설팅 업체인 케이비홀딩스 이사이자 전문 헤드헌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여자 20대, 몸값을 올려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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