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특별전형 합격자에게 듣는다 '농어촌 특별전형' 대비법

설경. 2008. 3. 13. 14:41


박단비


윤슬이


농어촌 전형 지역서 6년 거주… 지원자격부터 확인하세요


농어촌 특별전형에 대한 오해 하나. 농어촌에만 살면 무조건 지원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읍·면 소재 고등학교의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여야 한다. 오해 둘. 고3 때에 농어촌 특별전형 해당지역으로 전학가면 지원자격이 된다?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가족 모두 해당 지역에 살아야 지원이 가능하다. 농어촌 특별전형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수험생들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니만큼 자신이 해당 농어촌 지역 수험생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런 어려운 관문을 뚫고 올해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당당히 합격한 2명을 만나 그 성공비법을 들었다.
박단비 중앙대학교 영문학과 1학년

박단비양은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에서 나고 자랐다. 중학교 때까지 같은 면에서 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는 이천시 양평군 양서면에 있는 자율형 사립고인 양서고등학교에 시험쳐서 들어갔다.

농어촌 특별전형을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입학 직후였다. 양서고등학교는 농어촌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기준에 해당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께서 추천해줬던 것. 박양의 학교 선배들 중에는 이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사례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재학기간 내내 박양 또한 농어촌 특별전형을 생각하게 됐고 대학 입시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다소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고3이 되자 위기가 찾아왔다. 낮은 내신 등급이 화근이었다. 집에서 나와 기숙사 생활(양서고등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만끽하면서 고1, 2때 공부를 소홀히 한 탓이었다. 그 결과 내신 4등급을 받았다. 박양은 여기서 주저앉지 않고 이를 오히려 기회로 받아들였다. 내신이 아닌 수능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기로 결심한 다음, 수능 공부에 매진했다. 그렇게 고3 내내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한 끝에, 수능 전과목 2등급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다. 박양은 "농어촌 지역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신 점수 따기가 쉽기 때문에 내신이 높은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학생 중에는 내신만 믿고 수능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수능을 잘 본 덕분에 합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양은 수능 공부할 때 인터넷 강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EBS 강의는 전과목을 빠지지 않고 봤다. 인터넷 강의는 박양이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교육이었다. 지방의 외진 곳에 살았기 때문에 주변에 학원이 없었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숙사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다닐 수도 없었다. 박양은 교육 정보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신문의 교육면을 열심히 활용했다. 박양은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정보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신문을 많이 읽어 대학 입학정보를 얻고 논술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슬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1학년

윤슬아양은 운 좋게 농어촌 특별전형에 지원해 합격한 경우다. 윤양이 다닌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문경여고는 2004년도까지만 해도 농어촌 특별전형 해당 학교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듬해 '낙후지역'에 선정되면서 자격이 됐다.

윤양은 한국외대 이외에도 가군에 지원한 대학에도 합격했다. 그렇다고 윤양이 수능점수에서 뛰어난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언어 3등급, 수학 2등급, 외국어 1등급을 받았고, 사회 탐구영역은 선택한 두 과목 모두 3등급을 받았다. 내신은 2등급이다. 만약 일반전형에서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지원했다면 떨어졌을 지도 모르는 점수였다. 윤양은 "일반전형 지원자는 논술 점수도 반영되지만 농어촌 전형은 내신과 수능 점수로만 뽑는다"며 "농어촌 전형이 아니었으면 합격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어촌 전형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윤양은 단점으로 정보의 부족을 든다. 농어촌 특별전형은 이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끼리만 경쟁을 해서 커트라인 점수나 경쟁률을 예측하기 어렵다. 윤양은 지원한 후에 합격자를 발표하기 전날까지도 자신의 합격여부를 알지 못해 불안해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회균형 선발제 및 농어촌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정보가 있는 커뮤니티인 '퓨어인서울(www.pureinseoul.com)'같은 인터넷 사이트를 많이 활용했다.

윤양은 농어촌 특별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우선 자격기준이 되는지부터 확인하라고 충고한다. 사는 곳과 등록된 거주지가 다른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기 때문이다. 또한 농어촌 특별전형만 믿고 입시 준비에 소홀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경고한다. 윤양은 "요즘 농어촌 전형 지원 자격기준이 점차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원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고 대학교에서도 선발 인원을 줄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사진=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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