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학습지로 돌아온 '홍난파의 집'
'서울시 종로구 홍파동에는 □□□이 있다?'
정답은 '홍난파 선생의 집'. 가파르고 다소 쇠락한 홍파동 골목을 걷노라면 붉은 벽돌과 뽀족한 처마로 이뤄진 독일식 양옥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문도 이국적이다. 미닫이가 아니라 위로 들어올려 여는 수직형 창문이다. 넝쿨이 한쪽 외벽을 빽빽이 차지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이 집은 한국 근대 음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홍난파 선생(1898~1941)이 1935년부터 1941년까지 말년을 보내며 작곡활동을 하던 곳이다. 토지 304㎡(92평)에 건물 연면적은 지상·지하 각 층 121㎡(36.7평).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90호로 지정된 뒤 최근 보수공사를 마치고 단장해 일반에 개방됐다.
봄이 되자 홍난파 선생의 동요를 듣기 위해 많은 꼬마들이 문을 두드린다. 종로구 유치원생들이 "참새 짹짹, 병아리 삐약삐약" 발맞추며 찾는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낮에 나온 반달' '고향의 봄' '퐁당퐁당' 같은 귀에 익숙한 동요가 울려 퍼진다. 모두 홍난파 선생의 곡이다.
1층엔 음향시설을 갖춘 소규모 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거실 한편에는 묵직한 피아노가 놓여 있다. 그다지 넓지 않아 수용인원이 50명밖에 안 된다. 거실과 안방 벽에는 선생의 사진과 연보, '고향의 봄' 목판 악보가 전시돼 있다. 지하층에 내려가면 자료실과 시청각실이 있다. 방문객들이 선생이 남긴 서적이나 비디오 테이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는 4월에는 '청소년 가곡제'가 열리고 '난파 어린이 동요대회(10월)'가 예정돼 있다. 뜰아래 봉숭아를 키워 '어린이 봉숭아 축제(6월)'도 개최한다. 그러고 보니 '울밑에 선 봉숭아'로 시작되는 가곡 '봉숭아'(원래 제목은 '봉선화') 역시 선생의 작품이다.
새롭게 단장한 '홍난파의 집'은 동요를 부르고 동시를 외우며 손톱에 봉숭아를 물들이는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지로 탈바꿈한 셈이다.
'홍난파의 집' 관리를 맡은 이문태(60·사진)씨는 "홍난파 선생은 '봉숭아' '봄처녀'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와 같은 가곡도 남기셨지만 어린이에게 친근한 동요도 많이 만드셨다"고 했다. KBS 예능국장을 역임한 이씨는 "이곳을 예술가곡과 동요 자료를 수집하고 보급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난파 어린이 합창단, 시각 장애인 어린이 합창단, 홍난파 콩쿠르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홍난파의 집'에는 인근 인왕산 자락 서울 성곽로를 오르는 행락객들이 삼삼오오 찾는다. 등산모 차림에다 지팡이를 쥔 이들이 팍팍한 다리를 쉬어가는 곳이다. 현재 서울성곽 인왕산 구간인 청운동~창의문 부근까지 1.5㎞ 복원작업이 막바지다. 또 집 인근에는 수령이 420년이 넘는다는 은행나무가 있다. 그래서 동(洞) 이름이 행촌동. 원형은 없지만 권율 장군의 집터도 있다. 이문태씨는 "홍난파의 집 주변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적지가 많아 유치원 단위의 체험학습지로, 주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문의 070-8112-7900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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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홍파동에는 □□□이 있다?'
정답은 '홍난파 선생의 집'. 가파르고 다소 쇠락한 홍파동 골목을 걷노라면 붉은 벽돌과 뽀족한 처마로 이뤄진 독일식 양옥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문도 이국적이다. 미닫이가 아니라 위로 들어올려 여는 수직형 창문이다. 넝쿨이 한쪽 외벽을 빽빽이 차지해 이국적인 느낌이 든다.
��서울 홍파동 '홍난파의 집'전경,1930년 독일인 선교사가 지은 서양식 근대가옥이다.김승완 기자wanfoto@chosun.com
봄이 되자 홍난파 선생의 동요를 듣기 위해 많은 꼬마들이 문을 두드린다. 종로구 유치원생들이 "참새 짹짹, 병아리 삐약삐약" 발맞추며 찾는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낮에 나온 반달' '고향의 봄' '퐁당퐁당' 같은 귀에 익숙한 동요가 울려 퍼진다. 모두 홍난파 선생의 곡이다.
1층엔 음향시설을 갖춘 소규모 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거실 한편에는 묵직한 피아노가 놓여 있다. 그다지 넓지 않아 수용인원이 50명밖에 안 된다. 거실과 안방 벽에는 선생의 사진과 연보, '고향의 봄' 목판 악보가 전시돼 있다. 지하층에 내려가면 자료실과 시청각실이 있다. 방문객들이 선생이 남긴 서적이나 비디오 테이프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오는 4월에는 '청소년 가곡제'가 열리고 '난파 어린이 동요대회(10월)'가 예정돼 있다. 뜰아래 봉숭아를 키워 '어린이 봉숭아 축제(6월)'도 개최한다. 그러고 보니 '울밑에 선 봉숭아'로 시작되는 가곡 '봉숭아'(원래 제목은 '봉선화') 역시 선생의 작품이다.
새롭게 단장한 '홍난파의 집'은 동요를 부르고 동시를 외우며 손톱에 봉숭아를 물들이는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지로 탈바꿈한 셈이다.
'홍난파의 집' 관리를 맡은 이문태(60·사진)씨는 "홍난파 선생은 '봉숭아' '봄처녀' '성불사의 밤' '옛동산에 올라'와 같은 가곡도 남기셨지만 어린이에게 친근한 동요도 많이 만드셨다"고 했다. KBS 예능국장을 역임한 이씨는 "이곳을 예술가곡과 동요 자료를 수집하고 보급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난파 어린이 합창단, 시각 장애인 어린이 합창단, 홍난파 콩쿠르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홍난파의 집'에는 인근 인왕산 자락 서울 성곽로를 오르는 행락객들이 삼삼오오 찾는다. 등산모 차림에다 지팡이를 쥔 이들이 팍팍한 다리를 쉬어가는 곳이다. 현재 서울성곽 인왕산 구간인 청운동~창의문 부근까지 1.5㎞ 복원작업이 막바지다. 또 집 인근에는 수령이 420년이 넘는다는 은행나무가 있다. 그래서 동(洞) 이름이 행촌동. 원형은 없지만 권율 장군의 집터도 있다. 이문태씨는 "홍난파의 집 주변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적지가 많아 유치원 단위의 체험학습지로, 주말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문의 070-8112-7900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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