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테솔 자격 바람 부는 까닭…

설경. 2008. 3. 18. 16:13
[중앙일보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테솔(Tesol) 자격증만 있으면 영어교사가 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테솔 과정이 있는 미국 대학으로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있어요. 어차피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해외연수를 다녀와야 하는데, 영어도 배우고 자격증도 딸 수 있다면 일석이조잖아요."

  지난달, A여대 생물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정미(가명)양은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ESL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공인영어성적이 없는 그녀가 미국 대학의 테솔 과정에 들어가려면 학교 자체시험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테솔이 하나의 자격증으로 인식되면서 학원가에는 테솔 연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 새 정부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영어전용교사(Teaching English in English) 방안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테솔 등 영어교육과정을 이수한 자, 영어권 국가 석사이상 학위 취득자 등 교사자격증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추면 영어교사로 채용될 수 있다.

  강남의 한 학원에서 만난 주부 한정희(47·분당)씨는 벌써부터 새내기 대학생 딸아이의 해외연수 준비에 여념이 없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영어교사가 꿈인 딸의 수능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 재수를 시킬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테솔 자격증을 취득하면 영어교사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우선 성적에 맞는 대학에 진학하고 바로 해외연수를 결정했다. 그는 "영어실력 향상은 물론, 영어교사 적성 및 가능성을 미리 알아볼 수 있어 테솔 연수를 결심했다"며 "일단 한 학기 동안 학원에서 토플 준비를 하고, 9월에는 휴학한 후 미국대학에서 1년 과정을 수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솔은 어학연수만으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보다 해외대학을 선호하고 있다. 중앙일보 에듀라인 전지영 유학팀장은 "영어를 전공하는 학생뿐 아니라 이과 학생들의 문의도 많다"며 "테솔이 어학연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영어전용교사 채용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사범대나 교육대학원 졸업자 등 매년 3400여명이 영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그 중 700여명만 채용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제쳐두고 테솔 수료자를 영어교사로 채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리미엄 라일찬 기자 < ideaed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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