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간 논란 예고

설경. 2008. 3. 25. 10:01
'이승만=대한민국 수호자, 박정희=경제성장의 주역'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기존 역사교과서와는 다른 역사적 서술과 해석을 담은 한국 근ㆍ현대사 '대안교과서'를 출간해 논란이 예상된다.

2005년 현행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을 개선하겠다며 발족한 뉴라이트 단체 '교과서포럼'이 3년 여의 작업 끝에 출간한 이 교과서(기파랑 발행)는 기존 역사서의 좌파적 역사인식을 비난하면서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한 게 특징이다. 교과서포럼은 2006년 시안을 학술토론회에 부쳤으나 일부 기술에 군사정권과 유신체제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서 4ㆍ19관련 단체 회원들이 회의장에 들이닥쳐 폭력사태를 빚기도 했다.

대안교과서는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자이자 수호자, 그리고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적극 평가했으며, 남북분단은 스탈린 지령을 받은 김일성이 먼저 시작했고, 6ㆍ25 전쟁은 남침임을 분명히 했다. 여순사건과 제주 4ㆍ3 사건은 '좌파세력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좌파적 지식인들이 한국 근현대사를 북한을 포함한 '통합 한국사'로 서술하는 데 비해 대안교과서는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의 정통을 대한민국에 두면서 북한 역사의 흐름과 특징은 본문에 포함시키지 않고 '보론'으로 빼 돌리는 한편, 그에 대해서는 시종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의 성격에 대해서는 "일제의 한국지배는 한국인의 정치적 권리를 부정한 폭력적 억압 체제였다"고 규정하면서도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라며 다른 평가들을 시도한다.

'동학농민혁명'이나 '갑오농민전쟁'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동학농민봉기'는 "유교적인 근왕주의(勤王主義)에 입각"한 복고적 운동으로 규정했다.

책임편집을 맡은 이영훈 교수는 "종래 한국 근ㆍ현대사 역사교과서는 일본 중심의 질서와 그에 대한 민족적 저항만 중시했지만 우리는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까지 포괄해 한국사를 국제적인 시야에서 보고자 했다"면서 "현재의 대한민국이 무수한 간난을 거쳐 한국인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나라라는 사실을 부각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역사학계에서는 "대안교과서 집필진 12명 가운데 역사학 전공자는 한 명도 없는 데서 드러나듯 역사학의 기본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만든 책은 교과서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