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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가능성 있는 학생 원한다

설경. 2008. 5. 6. 15:18
어떤 입시든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도전하기 전에 그 학교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민사고에서 원하는 인재는 '가능성'이 있는 학생이다. 그 가능성은 당연히 학습 성취도가 높을 가능성을 말한다. '가능성' 판별에 대한 민사고 입시 과정은 '서류전형―영재판별검사―면접과 달리기'의 3단계로 이뤄져 있다.

구체적으로 민사고 입시에 도전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민사고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공인영어성적'이 필요하다. 토플을 선호하는 것 같지만 텝스도 인정되고 있다. IBT 105점이나 텝스 840점 정도가 안정권이라고 보면 된다.

또 훌륭한 내신 성적이 필요하다. 내신은 과학고나 외고처럼 각 과목의 석차가 정확하게 점수화된다기보다는 성실성과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료라고 보면 된다. 내신 성적을 계량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라면 사교육 현장과 떨어져 있으면서도 자기 성적을 관리할 줄 아는 학생을 원할 것이다.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내신 성적만큼 믿을 만한 근거자료는 없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하락하는 내신점수보다는 상승하는 점수라면 가능성이 더 커진다. 굳이 몇 등까지 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외고 가기에도 벅찬 내신 점수를 가진 학생이 민사고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다음으로 민사고 주최 수학경시대회 점수가 필요하다. 필수자료는 아니지만 민사고가 평가하는 수학실력 검증 관문인 만큼 응시를 통해 좋은 점수를 받을 필요가 있다.

돋보이는 수학과 영어의 내신 점수를 갖췄다면 이젠 영재판별검사에 매진해야 한다. 민사고 입학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 바로 영재판별검사다. 다른 조건이 좋아도 영재판별 검사 성취도가 저조하면 결코 합격할 수 없다. 영재판별검사는 '언어, 사회, 수학, 과학' 과목의 실력을 검증하는 시험이며, 모든 문제는 논술형·서술형이다. 문제는 대부분 영역 통합적이고, 언어·사회 논술형 문제는 서울대 입시논술보다 더 까다롭거나 많은 분량을 요구할 때도 있다.

그렇다면 민사고는 선택받은 학생들만이 입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귀족학교일까?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학생들은 미리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민사고에 간다.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민사고는 두뇌만 좋은 학생만이 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니다. 떠먹이기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도 갈 수 없다. 민사고는 예절과 자기주도형 학습을 무척 강조하는 학교다. 민사고는 주입된 지식이 많은 학생을 원하지만 그 지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학생을 더 원한다. 과정이 복잡하고 시험이 어려운 만큼 문이 좁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운이 좋은 학생이 요행으로 합격하거나, 특수한 지식을 주입받을 기회가 많았던 학생이 합격할 가능성도 적다.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만이 입학할 수 있는 학교가 민사고다.

[이수봉 타임교육홀딩스 타임에듀중계 부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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