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논술通 테마筒]정보화 사회는 개방사회인가

설경. 2008. 5. 14. 20:28
[동아일보]
한편으론 개방-민주화 '빛', 한편으론 정보독점-불평등 '그늘'
정보화의 앞날은 열린 사회? 닫힌 사회?
1. 정보 사회란 무엇인가?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인류는 농업 문명에 기반한 '제1의 물결'을 지나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 혁신 단계인 '제2의 물결'을 경험하였고, 이제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 기술 문명에 의해 '제3의 물결'의 변혁을 맞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거대한 변혁이 바로 정보 사회의 도래다. 정보 사회란 지식이나 정보를 생산·처리·저장·전달하는 것이 가장 활발하고 중요해진 사회를 말한다. 정보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부가가치의 원천이다. 따라서 지식·정보 관련 산업이 경제 부문의 중심이 된다.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를 생산, 처리하고 유통하는 것이 주된 노동 활동으로 부상하여, 이러한 분야의 지식 노동자가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지식 노동자의 수가 우세해지면서 사회의 계급과 권력 구조도 변화한다. 정보를 생산하고 통제하는 전문 기술자가 새로운 지배 계급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 사회에서는 다양화·분권화가 촉진되고,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력이 강조된다.

2. 정보 사회와 개방 사회의 도래
정보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든지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정보가 지식계급을 비롯한 일부 계급에 독점되어 있었다. 이렇게 지식과 정보가 특정 계급에 독점되어 있는 사회는 위계질서에 의한 수직적인 사회다.

그러나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정보 기기가 발달하면서 시간과 공간, 사회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 곳곳의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입수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사회에서 각 개인은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여 자아를 계발하거나 가상공간에서 의사소통하며 인간관계를 확대한다. 이른바 수평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능력, 창의력 여하에 따라 개인의 사회적 위치가 결정된다.

또한 정보 사회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정보 사회의 대표적 하부구조인 인터넷은 쌍방향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사람들은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공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민주주의의 발전이 한층 앞당겨졌다.

3. 정보 사회의 그늘
정보 사회는 유용한 정보를 대량생산하고 유통시킴으로써 개방 사회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때로는 정보의 과잉이 일어나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정체불명의 정보, 불건전한 정보, 쓸모없는 정보가 넘쳐난다. 이른바 '데이터 스모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생크는 정보 과잉으로 인한 스모그 현상이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정신적 물리적 건강까지 해친다고 주장한다. 정보 과잉은 정보 중독을 낳고, 정보 중독은 개인의 생각과 가치 판단력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전자 감시, 통제 사회의 출현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 권력자나 정보기술 전문집단이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독점하면서 정보 기기의 발달이 곧 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보 파놉티콘(정보 감옥)'이 등장하는 것이다.

정보 사회는 계급, 계층 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이 정보 격차로 이어질 개연성을 안고 있다. 지식, 정보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지식, 정보를 가지고 있는 집단은 새로운 정보 기술에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하여 새로운 부와 사회적 권리를 누리는 반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계층은 정보화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되기 십상이다. 그 결과 정보격차가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더욱 심화된다.

4. 정보의 올바른 이해와 수용
정범모의 지적처럼 정보 기기는 인간을 잡노동에서 해방시키고, 인간 세계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정보 테크놀로지를 통한 해방과 개방 덕분에 인간은 풍부한 문화 경험과 자아실현의 가능성을 갖게 됐다. 하지만 개방 사회의 뒷면에는 정보의 홍수로 인한 판단력 혼란과 정보 중독 현상, 정보 독점으로 인한 감시 사회의 출현 가능성 등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정보 사회가 인류에게 진정한 해방과 개방을 가져다줄 사회가 되려면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판별해서 수용할 줄 아는 개인의 비판적 안목이 필요하다. 또한 특정 계층이나 집단의 정보 독점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시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정보 파놉티콘'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시놉티콘(synopticon·다수 시민에 의한 권력 감시체제)'이 구축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5. 관련 기출 문제
이명우 ㈜엘림에듀 대표 집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