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려는 의욕이 있거나 혹은 없거나
바야흐로 백수전성 시대입니다. 몇 달 전 자발적 실업자 수가 3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지요. '자발적 실업'이란 일할 의사는 있으나, 현재의 임금수준이 낮다고 스스로 백수를 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어찌 보면, 아직 '배가 부르다'는 뜻이겠지만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요.
자유(free)와 아르바이트(arbeiter)의 합성어인 '프리터(freeter)'라는 족(族)이 있어요. 자발적 실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실업상태인 비정규직이지만 낙천적인 족속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어엿한 직장'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젊은이를 통칭합니다. 직장이 없어 부모나 친지들을 볼 면목이 없겠구나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들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게 재밌으면 그냥 놀면 된다"는 주의입니다. 게다가 철학도 있습니다. 겹치기 알바를 스스로 감내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돈도 배로 벌고 사회경험도 쌓으려고 해요.
사실, 이들을 대하는 시선도 많이 바뀐 듯 합니다. 건강보험료도 못내는 백수에다 비정규직 신분이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마음껏 영유할 수 있으니 부럽다고 말합니다. 태안 원유유출 사고에서 자원봉사의 일손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이른바 프리터족이 있어 가능했는지도 모릅니다. 회사와 일에 메여 사는 사람들에겐 그들의 선행이 놀랍기까지 합니다. '그린피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같은 비정부기구(NGO)에 무급 봉사활동을 신청한 프리터족도 있습니다. 생기발랄한 젊음이 있어 가능한 얘기겠지요.
프리터족과 달리 니트(neet)족이란 말도 있습니다. 니트족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직장도, 학교도 다니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다는 뜻)'의 줄임말이죠. 보통 15~34세 사이의 취업인구 가운데 미혼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르킵니다. 취업 의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과 다릅니다.
그러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프리터족이 생겨난 것도 정규직 입사가 바늘구멍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고용구조가 불안하다는 뜻이지요. 청년실업이 사라지면 프리터족도 사라질까요?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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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백수전성 시대입니다. 몇 달 전 자발적 실업자 수가 30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지요. '자발적 실업'이란 일할 의사는 있으나, 현재의 임금수준이 낮다고 스스로 백수를 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어찌 보면, 아직 '배가 부르다'는 뜻이겠지만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요.
자유(free)와 아르바이트(arbeiter)의 합성어인 '프리터(freeter)'라는 족(族)이 있어요. 자발적 실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실업상태인 비정규직이지만 낙천적인 족속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어엿한 직장'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는 젊은이를 통칭합니다. 직장이 없어 부모나 친지들을 볼 면목이 없겠구나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이들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게 재밌으면 그냥 놀면 된다"는 주의입니다. 게다가 철학도 있습니다. 겹치기 알바를 스스로 감내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돈도 배로 벌고 사회경험도 쌓으려고 해요.
사실, 이들을 대하는 시선도 많이 바뀐 듯 합니다. 건강보험료도 못내는 백수에다 비정규직 신분이지만 자기만의 시간을 마음껏 영유할 수 있으니 부럽다고 말합니다. 태안 원유유출 사고에서 자원봉사의 일손이 끊이질 않았던 것도 이른바 프리터족이 있어 가능했는지도 모릅니다. 회사와 일에 메여 사는 사람들에겐 그들의 선행이 놀랍기까지 합니다. '그린피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같은 비정부기구(NGO)에 무급 봉사활동을 신청한 프리터족도 있습니다. 생기발랄한 젊음이 있어 가능한 얘기겠지요.
프리터족과 달리 니트(neet)족이란 말도 있습니다. 니트족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직장도, 학교도 다니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다는 뜻)'의 줄임말이죠. 보통 15~34세 사이의 취업인구 가운데 미혼으로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르킵니다. 취업 의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할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과 다릅니다.
그러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영위하는 프리터족이 생겨난 것도 정규직 입사가 바늘구멍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고용구조가 불안하다는 뜻이지요. 청년실업이 사라지면 프리터족도 사라질까요?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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