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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석 외대부속용인외고 교사가 말하는 ‘오답노트 작성법’

설경. 2008. 6. 4. 07:56
[중앙일보 박길자.안윤수]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는/ 버리고 가시리잇고 나는…(하략)' 고2 문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고려가요 '가시리'입니다. 한송이양은 '반어'의 뜻을 몰라 오답을 골랐어요. '가시리잇고'가 이별에서 오는 충격의 깊이를 표현했다는 생각을 못한 거죠. 학생들이 헷갈려 하는 개념이 반어와 역설입니다. 예컨대 학생이 교실 유리창을 깼을 때 선생님이 '잘했어' 한다면 반어가 되는 거죠."

경기 용인시 모현면 한국외대부속용인외고 1학년 9반 교실. 윤진석 국어교사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출제된 '가시리' 문제를 풀면서 한양의 오답노트를 프로젝션 TV에 띄워놓고 문제를 분석했다. 현재 EBS 인터넷 '수능 소설문학'을 강의 중인 윤 교사는 언어 영역 공부에서 오답노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능 언어영역은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거의 안 오르다가 어느 순간 수직으로 점수가 오릅니다. 6개월간 오답노트를 꾸준히 만들면 수능에서 고득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오답노트 '전도사'인 윤 교사에게 노트 작성법을 들어봤다.
◇오답노트로 수능 언어영역 고득점 올리기

="오답노트의 승패는 틀린 이유를 찾는 데 있어요. 학생마다 틀리는 지문과 문제 유형이 다르죠. 그래서 오답노트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써야 취약점이 드러납니다."

윤 교사는 "오답노트는 모의·중간·기말고사 기출문제에서 표기 실수나 단순 실수 문제를 빼고 자신이 헷갈린 문제만 골라 만들면 된다"며 "시험 본 다음날 바로 만들어야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오답노트 왼쪽 편에는 틀린 문제와 지문을 붙이고 오른편에 틀린 이유 정답인 이유 이해되지 않는 점 등을 기록한다. 틀린 이유를 쓸 때는 어떤 과정을 거쳐 오답을 선택했는지 자세히 정리한다. 그 다음 정답 해설을 참고해 정답인 이유를 쓴다. 그래야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윤 교사는 "틀린 이유와 정답인 이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학생은 자신이 왜 틀렸는지 자세히 기록해야 의문점을 해소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성적대별·학년별 오답노트 작성법

=그는 또 "1학년은 수능에 어떤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지부터 파악할 것"을 권했다. "틀린 문제는 가급적 모두 오답노트에 붙여야 한다"는 게 윤 교사의 조언이다. 깨끗한 문제지를 따로 구할 필요 없이 자신이 풀었던 문제지를 활용하는 편이 좋다. 2학년부터는 문학, 비문학 오답노트를 특성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비문학은 독해가 중요하므로 지문에서 잘 이해되지 않는 어휘 아래에 밑줄을 긋고 뜻을 쓴다. 문학은 특히 작품 감상이 중요하므로 오답노트에 주제를 잘 정리한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3학년은 오답노트에 해설지를 오려 붙이거나 문제지에 간단히 내용을 적는 게 좋다.

윤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주관적으로 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오답노트를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문 전체를 보고 풀어야 하는데 부분을 보고 풀거나, 부분을 보고 풀어야 하는데 전체를 보고 풀지 않았는지 되짚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중위권 학생은 문제나 선택지의 의미,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 기록하고, 하위권 학생은 핵심 개념이나 단어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오답노트를 작성해야 한다.

그는 또 "오답노트는 문학, 비문학, 쓰기·듣기 영역으로 나눠 만들면 효과적"이라며 "언어영역은 지문이 길기 때문에 주요 지문이나 문제 풀 때 어려웠던 지문 중심으로 만드는 것도 요령"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