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자사고

희망외고 결정 어떻게

설경. 2008. 7. 13. 17:23

희망외고 결정 어떻게


[중앙일보 프리미엄] 중3 학생들이 외고진학을 위해서는 조만간 최종 희망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학교 선택은 두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첫째, 합격여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주는 요소다. 학생들의 합격 여부는 입학시험 결과 못지않게 어떤 학생들이 함께 지원하는가, 즉 나보다 실력이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동일한 학교에 지원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둘째, 합격 후 3년간 여러 면에서 만족스러운 고등학교 생활이 돼야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외고에 합격만 하면 대학입시 등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부모들은 심지어 이런 말까지 한다. “우리 아이가 외고에 합격한 날만 좋았습니다.” 외고 합격은 또 다시 새로운 형태의 미래(대학입시)를 준비한다는 뜻이다.

수험생은 무조건 무리하게 최고라고 알려져 있는 외고로 진학하는 것보다 자신을 최고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부터 학생들이 희망외고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학교 선택은 객관적인 수치로 해야 한다. 외고에 반드시 합격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매년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이 학교 내신성적 등에만 의존해서 본인의 객관적인 실력을 잘못 판단, 낭패를 보아 왔다.

그러면 객관적인 수치는 무엇인가? 올해 외고입시에서는 영어·언어·사회실력을 평가한다. 영어실력의 대표적인 공인성적은 iBT TOEFL 점수다. iBT TOEFL 110점 이상이면 사실상 국내 어느 외고도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다. 언어와 사회실력은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 시험 점수를 통해 알 수 있다.

수험생들의 객관적 기준을 위해 외고를 A(최고의 외고), B(우수외고), C(좋은 학교) 등급으로 분류, 각 학교마다 입학을 위해 참고할 기준 점수들을 제시해 보겠다.

A외고는 토플 110점, 언어 혹은 사회 모의고사 점수가 상위 5%미만, 학교내신 10%미만 정도다. B외고의 경우는 토플 100점, 언어·사회 상위 10%미만, 학교내신 15%미만 수준이다. C외고는 토플 95점, 언어·사회 상위 15%미만, 학교내신 20% 정도다. 모의고사는 출제기관에 따라 개인의 능력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으므로 여러 기관의 시험을 많이 응시해 평균적인 수치를 참고하는 게 좋다.

둘째, 나를 최고로 만들어줄 수 있는 학교 또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라. 이 때 중요한 고려 사항들이 있다. 먼저, 입학생 중 실력면에서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지 고려해라.

예를 들어 최고의 외고에 합격해 난생 처음 고등학교 성적표를 받았다고 하자. 내 석차가 입학생 중 75%내에도 들지 못한다면 나름대로 우등생이었던 학교생활에서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입학 후 자신감을 넘어 승승장구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학교도 많다.

다음으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교가 나에게 적합한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요즘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혼자 자기 방을 편하게 써왔던 터라 다른 학생들과 2명 이상 한방에서 함께 산다는 것이 좋을 수만은 없다. 입학 후 생활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지원하는 학교가 대학입시 진학에 얼마나 유리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훌륭한 입시결과를 낸 외고는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선배들의 합격이 반드시 나의 합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해외 IVY League 대학의 최근 진학 실적이나 향후 서울대의 입학사정관제도를 고려해 보면, 이미 최고가 된 외고도 좋지만 나를 최고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외고를 선택하는 것도 꼭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선택은 외고입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이 학교 혹은 저 학교에 지원하세요.” 라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라곤 한다. 학생개인의 장래희망, 성격, 객관적인 수치, 성별 등 다양한 요소들을 파악한 후에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

그 중 객관적인 수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담을 하고 9월경 전문가와 상의한 후,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전문가는 학생의 외고 선택을 도와줄 때 외고합격생의 수를 늘리기 위한 제안보다 지원자가 평생 만족할 수 있는 학교를 제대로 선택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합격은 열심히 공부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희망외고를 설정하고 현재의 실력을 파악한 후, 희망외고 합격을 위한 시기적·단계적·전략적 조치를 함께 병행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정랑호이지외국어학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