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고교 논술 인문계] 미세한 조건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설경. 2008. 7. 25. 11:30

[고교 논술 인문계] 미세한 조건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

2008년 7월 23일(수) 0:21 [중앙일보]


[중앙일보]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가 기획한 ‘열려라! 논술’은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들이 평가하려는 논술 능력을 유형별로 기를 수 있도록 마련한 면입니다. 교과서 하나로 논술과 수능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대입 지도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들이 교과서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것입니다.

<게재순서> 5. 비판형 논술 (下)문제 해결 과정으로서의 비판6. 근거 제시형 논술
<집필> ▶강혜원 중동고(도덕·윤리) ▶김광원 정의여고(국어) ▶이만석 청량고(국어) ▶정규희 용화여고(사회·경제) ▶최윤정 여의도고(영어) (가나다순)
STEP 1 오늘의 논술 들어가기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에서 한 아이가 고치에서 막 나와 날개를 말리고 있는 나비를 보고 있다. 날개를 다 말린 나비는 힘찬 날갯짓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이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는 브라질에서 나비가 한 날갯짓이 미국의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이론’을 발표했다. 미세한 조건의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대체로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심층적·복합적 문제를 감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드러난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이 정밀해야 한다. 비판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즉 비판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는 역할을 하며, 제대로 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증의 과정인 것이다.

▶ 예시 : 특정 관점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밝히는 한 수단으로써 비판을 사용한 풀이 방법은 다음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7학년도 고려대 수시 1차 논술고사 문항>
▶ 논제 : 위 제시문들은 정의와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다)의 요지를 밝히고(200자 이내), (라)의 관점에서 (다)의 견해를 비판하고, 모든 제시문을 참고해 정의와 효율성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60점)
▶ 해설 : 이 논제는 ‘정의’와 ‘효율성’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의’나 ‘효율성’의 개념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 논제는 특정 관점에서의 비판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비판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는 역할을 한다.

STEP 2 교과서 열어보기
▶ 논제 : 제시문 (다)는 제시문 (나)로 인한 환경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다) 주장의 한계를 비판하시오.(350자 내외)(가) 한국인에게는 성묘하러 가거나 산놀이, 들놀이, 물놀이를 갔을 때, 가지고 간 음식물의 일부를 들짐승이나 벌레와 함께 나누는 관습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고수레’ 또는 ‘고시레’라고 부른다. 감나무나 그 밖의 과일나무의 열매를 수확할 때, 모두 따지 않고 일부를 까치나 그 밖의 동물의 먹이로 남겨 놓는다.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금기어(禁忌語) 중에는 “까치나 제비를 죽이면 죄를 입는다.” “방 안에 들어온 날짐승을 잡으면 화재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

<도덕, 교육인적자원부 >
(나) 인간의 역사는 진보의 역사다. 다시 말해서, 모든 문제에는 그것의 해결책이 있기 때문에 진보는 결코 멈출 필요가 없다. 이러한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따르면, 지구는 기본적으로 비록 배타적이지는 않지만, 개발을 기다리는 자연 자원들의 집합이다. 또한 인간의 기술은 유한한 자연 자원의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인간 존재는 자연의 나머지 존재들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인간은 자연을 지배한다.

<도덕, 교사용 지도서, 교육인적자원부>
(다) 자연은 어떤 시대에 몇몇 사람들이 탕진하거나 파괴해서는 안 되는 인류 모두의 자원이다. 단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잠시 자연에 대한 사용권이 위임되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을 근본적으로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사용하다가, 우리 후손들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다. 자연은 조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손들이 우리에게 빌려 준 것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도덕, 교육인적자원부>
▶해설
제시문 (가)는 인간과 자연을 생명 공동체인 공생관계로 보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태도를, (나)는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서양의 인간 중심 세계관을 보여준다.

(다)는 자연이 인류 모두의 자원이며, 후손들이 현대인에게 빌려준 것이므로 돌려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 범위를 전 인류로 확대하고 있지만 이 입장도 결국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진다.

▶예시 답안
(가)는 인간과 자연은 생명 공동체로서, 자연의 생명도 소중하게 생각한 우리 조상들의 자연에 대한 정성스러운 태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서양의 인간 중심 세계관은 우월성을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와 개발을 당연시했다. 그 결과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생했고, 오늘날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따라서 (다)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은 현 인류가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므로 그들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자연을 현 인류와 후손이 서로 주고받는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따라서 (다)는 인간 중심주의 세계관과 관련된 한계를 보여준다.

STEP 3 기출문제 다시 보기
▶2005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사회문화(가)의 관점에서 (나)의 관점을 비판한 것을 <보기>에서 고르면? (가) 국가는 국민의 기본 욕구 충족 및 사회의 내적 질서와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 이른바 무정부 상태로 인한 무질서는 국가의 존립을 어렵게 만든다고 할 때, 국가는 이를 방지하고 균형을 유지하며 시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나) 국가는 사회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국민에게 봉사하기보다는 소수 집단의 이익을 위해 운영된다. 즉 국가는 다양한 계층의 이익을 조정하고 대변해 주기보다 소수의 지배 집단을 위해 존재한다.

<보기>
ㄱ. 협동과 조화를 경시한다.

ㄴ. 사회 변동을 소홀히 한다.

ㄷ. 사회의 존속과 통합을 소홀히 한다.

ㄹ. 기존 질서나 권력 관계의 유지에 기여한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해설
(가)는 기능론적 관점을, (나)는 갈등론적 관점을 보여준다. 갈등론은 협동과 조화의 측면을 경시하고 사회의 통합과 존속을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가)관점에서 (나)관점을 비판하는 것은 통합과 조화가 되지 않은 사회가 문제가 있음을 비판하는 것이다. ㄴ과 ㄹ은 갈등론적 관점에서 기능론을 비판한 것이다.

<답 : ②>
STEP 4 실전 응용하기
▶ 제시문 (나)의 학급을 소수 집단이라고 보고 학교를 주류 집단이라고 볼 때,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의 상황을 비판하시오.

(가) 현대 사회에서는 정체성과 문화적 차이의 인정을 요구하는 소수집단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소수집단이 주장할 수 있는 두 유형의 요구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유형과 요구는 한 소수집단의 구성원이 전통적 관례나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반항할 때 야기되는 불안정성으로부터 그 집단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과 요구는 소수집단이 속해 있는 보다 큰 사회의 정치·경제적 결정의 영향으로부터 그 집단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첫 번째 요구를 ‘내적 제재’라 한다면 두 번째를 ‘외적 보호’라고 부를 수 있다. (중략)
실제로 내적 제재의 요구와 외적 보호의 요구가 항상 동시에 주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소수집단은 구성원에게 내적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그 집단이 속한 보다 큰 사회에 대항해 외적 보호를 추구한다. 또 어떤 집단은 외적 보호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구성원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두 가지 모두를 요구하는 소수집단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양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단 권리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나는 자유주의자로서 집단 간의 공정성을 증진시키는 외적 보호를 인정하고 이를 지지해야 하지만 전통적 권위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구성원의 개인적 권리를 제한하는 내적 제재에는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윌 킴릭카(Will Kymlicka), 『다문화적 시민성(Multicultural Citizenship)』에서 발췌·편집>
(나) 어느 초등학교에서 학급 회의를 통해 각 학급의 소풍 장소를 정하기로 했다. 잠시 후 대표 학생들이 나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해처럼 놀이공원으로 소풍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대다수의 아이는 환호했다. 두 번째 아이는 재미만 추구하는 무의미한 소풍보다는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하자는 의견을 발표하였으나 놀이공원을 가고 싶은 아이들이 야유를 해서 대부분의 아이가 발표를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학급 회장은 발표를 멈추게 하고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 후 결과가 너무 분명하니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놀이공원으로 소풍 가기를 결정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다른 반들이 모두 봉사활동을 가기로 했으니 우리 반도 봉사활동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학급 회장은 다른 반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는 것으로 결과를 발표하고 폐회를 선언했다.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