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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는 NO! 나만의 이력을 쌓는다…대학가 이색체험 붐

설경. 2008. 8. 12. 14:28


러시아 연해주 치칼로프카 마을 '아름드리 센터'에서 보수작업을 하는 경희대 학생들◇아프리카 대학탐방으로 각 대학 국제교류관계자와 학생회장을 인터뷰한 고려대 김도형씨(왼쪽부터)
'아프리카 탐방에서 알래스카 빙하트레킹, 동티모르 봉사활동까지…'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가에 이색체험 바람이 불고 있다. 학생들은 장기적으로 인생설계에 도움이 될 만한 값진 경험을 쌓기 위해 젊은 패기로 위험을 무릅쓰고 이색체험에 도전하고 있다.

이화여대 체육학과 정은조(22)씨는 지난7월말∼8월초 대한산악연맹에서 주최한 오지탐험을 보름간 다녀왔다. 50명을 선발하는 오지탐험 지원자는 3000여명이 넘었다. 4차에 걸친 혹독한 체력 테스트를 거친 끝에 선발돼 알래스카로 떠난 정씨는 빙하트레킹, 암벽등반 등 극한의 체험을 경험했다.

정씨는 "오지탐험을 하며 자신을 계속해서 극한의 어려움 속에 던져 넣었다"며 "취업 준비나 하라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지만 어려울 때 내미는 동료의 손을 잡는 느낌과 한 발 한 발 내디뎌 정상까지 올라가는 성취감은 단순한 시험 점수나 성적에 비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부 김도형(25)씨는 최근 두 달 동안 친구들과 아프리카 대학 탐방을 다녀왔다. 김씨는 이디오피아에서 케냐, 탄자니아를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8개 국가를 돌았다. 김씨는 방문한 나라마다 대학을 찾아 민간차원의 대학생 간 교류, 한국인 여행자들에 대한 도우미,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에 대한 리서치 조사 등을 병행했다. 각 대학의 국제교류처장과 총학생회장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이들이 말하는 아프리카 대학의 비전과 한국의 이미지를 리포트 형식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교류처장과 총학생회장과의 만남은 사전에 약속도 없었지만 단지 학생증만 내보이며 열정적으로 설득해 인터뷰를 성사시켰다.

김씨는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바로잡고 싶었다"며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대학생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3국가 봉사활동에도 대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방학 때마다 아시아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 박지혜(22)씨는 이번 방학에는 한 달 동안 봉사활동을 목표로 지난주 동티모르로 출발했다.

경희대 법학과 이동기(25)씨는 이번 방학 동안 '우리 민족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연해주 일대 유적지를 견학하고, 고려인들이 재정착한 집단 거주지에서 울타리 보수, 도배 등 봉사활동을 했다. 이씨는 "언론정보, 경영, 의대 등 전공을 불문하고 다양한 학생들이 연해주를 다녀왔다"며 "젊은이로서 세상을 체험하기 위해 모두 값진 땀방울을 흘렸다"고 밝게 웃었다.

정진수·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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