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금성교과서 좌편향” 주장에 전문가들 “낡은 시각”
일부 시·도 교육감들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과서 이념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우익 진영에서는 2004년부터 일부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진보진영에서는 친미·친일 시각에서만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편향된 관점이라며 맞서고 있다.
◇ 논란이 되는 부분 무엇인가 = 보수 지식인 모임인 교과서포럼은 “금성출판사의 2008년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31개 항목 56개 표현에서 좌편향돼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교과서포럼은 ‘연합국 승리가 우리 민족이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데 장애’ ‘6·25 전쟁 중 일어난 민간인 학살’ 등의 부분을 문제 삼았다. 6·25 전쟁 배경에 대해서 양비론적 서술로 전쟁의 책임을 애매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민간인 학살 부분 또한 북한군에 의한 학살은 상대적으로 적게 기술해 북한에 유리하게 돼 있다는 주장이다.
교과서포럼 이영훈 공동대표(서울대 경제학과)는 “일부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현대사를 보는 관점이 편향돼 있어서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올해 초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138건의 오류가 있다며 교과부에 건의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북한 토지개혁에 대한 찬사’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세계화로 인한 부작용’ 등 시장경제와 경제성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한상의는 “양극화 심화, 재벌의 독단적 경영 등 한국 경제성장에 대해 자긍심을 심어주기보다는 문제점만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 평가 = 학계에서는 보수진영이 지나치게 이데올로기적 경쟁 시각에 함몰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과학출판사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주간은 보수진영의 지속적인 교과서 문제 제기에 대해 “해방 이후부터 분단 및 국가형성 과정이 우파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사회문제를 가리기 위해서는 현대사 재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북한의 토지개혁에 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의 서술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급한 역사인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운운하며 노동자의 땀방울과 희생에 기반한 경제성장만을 노래하고 있다”며 “일방의 사실과 주장들이 넘쳐나는 교과서만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과연 역사다운 역사를 배우는 교과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역사교육의 목적은 우리 자신을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데 있다”며 “지나치게 우리는 성공한 역사, 북한은 실패한 역사로 규정해 낡은 이데올로기 경쟁에 함몰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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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도 교육감들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과서 이념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우익 진영에서는 2004년부터 일부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진보진영에서는 친미·친일 시각에서만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오히려 편향된 관점이라며 맞서고 있다.
◇ 논란이 되는 부분 무엇인가 = 보수 지식인 모임인 교과서포럼은 “금성출판사의 2008년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31개 항목 56개 표현에서 좌편향돼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교과서포럼은 ‘연합국 승리가 우리 민족이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데 장애’ ‘6·25 전쟁 중 일어난 민간인 학살’ 등의 부분을 문제 삼았다. 6·25 전쟁 배경에 대해서 양비론적 서술로 전쟁의 책임을 애매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민간인 학살 부분 또한 북한군에 의한 학살은 상대적으로 적게 기술해 북한에 유리하게 돼 있다는 주장이다.
교과서포럼 이영훈 공동대표(서울대 경제학과)는 “일부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현대사를 보는 관점이 편향돼 있어서 바로 잡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올해 초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138건의 오류가 있다며 교과부에 건의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북한 토지개혁에 대한 찬사’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세계화로 인한 부작용’ 등 시장경제와 경제성장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한상의는 “양극화 심화, 재벌의 독단적 경영 등 한국 경제성장에 대해 자긍심을 심어주기보다는 문제점만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 평가 = 학계에서는 보수진영이 지나치게 이데올로기적 경쟁 시각에 함몰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과학출판사 후마니타스의 박상훈 주간은 보수진영의 지속적인 교과서 문제 제기에 대해 “해방 이후부터 분단 및 국가형성 과정이 우파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사회문제를 가리기 위해서는 현대사 재조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종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북한의 토지개혁에 대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의 서술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급한 역사인식 수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운운하며 노동자의 땀방울과 희생에 기반한 경제성장만을 노래하고 있다”며 “일방의 사실과 주장들이 넘쳐나는 교과서만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과연 역사다운 역사를 배우는 교과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역사교육의 목적은 우리 자신을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데 있다”며 “지나치게 우리는 성공한 역사, 북한은 실패한 역사로 규정해 낡은 이데올로기 경쟁에 함몰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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